증권
미래에셋, 현대증권 공동인수 추진 왜?
입력 2016-03-21 17:33  | 수정 2016-03-21 22:09
미래에셋증권이 현대증권 인수전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LK파트너스와 손잡고 뛰어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인수전 참여로 현대증권 주가는 21일 전일 대비 2.81%(190원) 오른 6950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6일 7060원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래에셋증권이 현대증권 단독 인수가 아닌 LK파트너스 PEF와 공동 인수 방식을 택한 것은 대우증권 인수 작업을 진행하며 자금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 모기업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규정상 자기자본 150% 이내 범위에서만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5900억원, 계열사 지분 장부가 8550억원으로 해당 비율이 144%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3300억원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해당 비율은 150%가 넘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기는커녕 자기자본 증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처럼 모기업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PEF와 공동 인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력적 투자자로 인수자금 중 일부만 투자한 뒤 PEF에 추후 지분을 미래에셋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주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미래에셋을 제외한 다른 투자자들은 풋옵션을 통해 확실한 투자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반대급부로 미래에셋은 현재 부족한 자금력을 끌어올릴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현대증권 인수 유력 후보군인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증권가가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이 현대증권까지 가져가 자기자본 10조원대 매머드 증권사가 되면 다른 증권사들은 존립 여부 자체가 불확실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하는 IB·트레이딩 부문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의 급작스러운 현대증권 인수 검토 배경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최현만 미래에셋 부회장은 지난달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대우증권 인수 진행만으로 분주한데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는 상식 이하의 얘기"라며 인수 참여설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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