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상선, 부산신항만 지분 해외매각…1천억 현금마련
입력 2016-03-20 17:36 
현대상선이 싱가포르항만공사(PSA)에 현대부산신항만 보유 지분 40%+1주를 1000억원에 매각한다. 현대상선은 현대부산신항만 지분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PSA는 이르면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매가는 지난해 말 한진해운이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50%+1주를 (주)한진에 1350억원에 매각한 사례를 감안해 1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계약 체결 이후 곧바로 부산항만공사와 기존 주주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계약 체결 이전에 이 같은 절차를 먼저 이행하는데, 이번 거래는 현대상선 재무 사정 때문에 상당히 서두르고 있다"며 "현대상선이 앞서 발표한 구조조정 자구안에 대한 추진 현황을 24일께 KDB산업은행 측에 전달할 예정이어서 되도록이면 그 시점에 맞춰 계약을 끝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에 지분을 인수하는 PSA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로 세계 1위 항만인 싱가포르항을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는 인천 남항에 인천컨테이너터미널을 개장하기도 했다.
당초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가 현대부산신항만 지분을 국내 투자자에게 매각하길 원했으나 적임자가 마땅히 없고 현대상선 측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을 받아들이면서 이번 거래에 속도가 붙었다는 후문이다.
현대부산신항만은 2010년 현대상선이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당시 현대상선은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인 뉴오션웨이를 설립했다. 이후 2014년에 IMM인베스트먼트가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와스카유한회사가 뉴오션웨이 보유 지분을 3000억원에 전부 인수했다. 현재 현대부산신항만 지분은 현대상선이 50%+1주, 와스카유한회사가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와스카유한회사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PSA가 40%+1주를, 현대상선이 10%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상선이 지분 10%를 유지한 것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소속돼 있어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 자칫 부산신항만공사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