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민금위가 평가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1년
입력 2016-03-13 17:27  | 수정 2016-03-13 20:18
오는 16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의 지난 1년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학계 등 민간 금융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금융위원회(위원장 조장옥 서강대 교수)가 임 위원장의 금융개혁과 혁신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다.
민금위 간사인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3일 "임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어느 역대 위원장 못지않게 금융 현장을 방문하면서 금융개혁과 혁신을 주도했다"며 "아무래도 업계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특히 "불필요한 행정지도를 철폐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구두로 행정지도를 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제는 국장급 이상 결재를 받고 필요하면 금융위 의결을 받도록 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감독기관으로서는 권한을 포기한 셈인데 쉬운 일이 아니라는 평가다.
민금위 위원인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옴부즈맨 제도를 만들어 본인들 약속을 실제 실천하려는 부분을 극찬했다. 소비자들이 현실에서 개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안 교수는 "계좌이동제처럼 소비자들이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은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만능계좌라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도 국민이 재산을 불리는 데 도움이 되면서 동시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금융사에 긴장을 불어넣는 제도라고 호평했다.

보험슈퍼마켓 도입과 핀테크 육성을 통한 금융산업 발전도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규제를 풀었지만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감독기관을 늘린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내 소비자보호처를 부원장급으로 격상하고 각종 검사기능을 강화함에 따라 시어머니가 1명 더 생기면서 감독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금융회사가 주도하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 교수는 "너무 관 주도로 금융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금융업계가 좀 더 자율적으로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나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규제가 풀린 만큼 금융회사들 스스로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주문이다.
임 위원장이 추진 중인 '거친 개혁'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안 교수는 "당장 눈에 보이는 금융산업 활성화 정책보다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금융산업 인프라스트럭처와 관련된 거친 개혁을 중장기 과제로 넘기고 미루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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