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8일 2차 슈퍼주총 "개미들 목소리 통할까"
입력 2016-03-13 17:10  | 수정 2016-03-13 23:41
이번주 367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중 333개사가 18일 주총을 연다. '2차 슈퍼 주총 데이'인 셈이다.
2차 슈퍼 주총 데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소액주주 목소리가 얼마나 관철되느냐다. 기업들이 같은 날 무더기로 주총을 여는 이른바 '떼주총' 등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여러 변칙을 쓰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며 주주 제안 등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8일 주총을 여는 대한제당은 2명인 감사를 한 명으로 줄이려는 회사 측과 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은 "2014년 이후 등기이사를 줄이는 등 회사가 추진 중인 조직 슬림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소액주주 측은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주주가 추천한 감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주주 제안에 맞서 전면전에 돌입한 기업도 있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BYC는 주총 제2호 의안으로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일부 변경 안을 상정했다. 이는 소액주주들이 제시한 안건인 최낙금 전 공인노무사 사무총장 감사 선임 안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설치 안이 통과되면 소액주주들의 감사 선임 안은 자동 폐기될 수밖에 없다.
역시 18일에 주총을 열 예정인 시계 제조기업 로만손도 감사위원회 설치를 고려했지만 소액주주들이 감사 선임 안을 철회하면서 해당 안을 삭제했다. 일단 감사 선임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주총 등에서 언제든지 불거져 나올 수 있다. 대웅은 보통주 1주당 0.05주 주식배당안을 주주 제안으로 이번 주총에서 다룬다. 이에 앞서 14일 열리는 포스코강판 주총에서도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자는 소액주주들의 주주 제안이 나왔다.
이런 적극적인 행동은 최근 변화한 주주 가치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주주 제안은 2013년까지만 해도 36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16건으로 2년 새 220% 이상 증가하며 큰 폭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관행은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떼주총이다. 지난 11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해 54개사 주총이 몰린 데 이어 18일에는 333개사가 주총을 연다.
전문가들은 주총이 몰리는 원인 중 하나로 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려 하는 기업들의 꼼수를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총 쏠림 현상은 주주권 행사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이를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주총을 열 수 있는 기업 수를 쿼터제 형식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은 주로 12월에 결산을 하는데, 90일 안에 주총을 열도록 만든 자본시장법 등 때문에 특정 기간에 주총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도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한 대기업이 드물어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 중 33.4%(257개사), 코스닥 상장사 중 41.8%(486개사)에 불과하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이내 업체 가운데 전자투표제를 실시하는 곳은 한국전력뿐이다.
[노현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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