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 ‘시그널’ 김원석 PD “잘못한 사람이 제대로 벌받아야죠”
입력 2016-03-11 15:50  | 수정 2016-03-12 16:08
이미지 출처=스타투데이

잘못한 사람이 제대로 벌 받지 않는 상황이 더 이상 있어선 안되잖아요.”
인기리에 방송 중인 판타지 수사물 tvN ‘시그널(극본 김은희/연출 김원석)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특별한 공조수사를 통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 TV 드라마의 퀄리티를 한 차원 높였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는 극중 주요 소재였던 장기미제사건들의 모티브를 실제 벌어졌던 사건들에서 따와 높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회차에 등장한 인주 여고생 성폭행 사건 스토리의 출발점이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강렬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시청자들 사이에는 잊혀져간 사건을 재조명해 줘 고맙다”는 반응도 오갔다.
이같은 반응에 대한 연출자의 솔직한 마음이 궁금했다. 결코 잊혀져선 안 될 사건을 재조명하는 데 대한 연출가로서 일종의 ‘사명이 있었던 건 아닐까.

이에 대해 김원석 PD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잘못한 사람이 제대로 벌 받지 않는 상황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겠단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지난 1월 22일 5%(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로 출발한 ‘시그널은 오롯이 작품 그 자체의 힘으로 승승장구를 거듭, 지난 5일 방송된 14회가 11.7%를 기록하며 10% 벽을 넘어섰다.
수사 추리물이라는 장르적 편견이 무색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얻고 있다. 열혈 시청자들 사이에선 한국 드라마는 ‘시그널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숫자보다 더 큰 반향이다.
김PD는 시청자의 사랑에 무한한 감사를 표하면서도 작품의 인기 비결에 대해 추리 과정을 통한 범인체포라는 수사물의 기본 재미에 공감 코드가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의 분석처럼 ‘시그널은 재미와 감동이 버무려진 짜임새 있는 전개 위에 주·조연 가릴 것 없는 전 출연진의 열연이 매 회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와 연기를 동시에 만족시킨 ‘시그널의 화룡점정은 바로 김PD의 탁월한 연출이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사건 현장.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그 현장은 CG를 통해 완벽하게 재탄생했다. (CG팀 그리고 미술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극중 한영대교 붕괴 사고 장면이나 차수현(김혜수 분)이 홍원동 연쇄살인마의 피해자가 됐던 아찔했던 순간 그의 심리를 표현한 검정비닐봉지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매 회 영화 보는 듯한 고퀄리티 드라마라는 호평에도 불구, 연출자 입장에선 아쉬움도 남는다고 했다.
김PD는 작가님과 대본작업에 집중하느라 프리프로덕션 기간이 좀 짧았다. 경찰서도 좀 더 많이 가보고 형사님들도 더 많이 만나뵀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디테일에 대한 욕심과 아쉬움을 전했다.
그렇다면 PD가 꼽은 ‘시그널 최고의 명장면·명대사는 무엇일까. 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대사는 15회에 나온다. 하지만 스포일러라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드라마 종영 전이지만 김PD는 ‘성균관스캔들, ‘몬스타, ‘미생 등 다수의 작품을 성공으로 이끈 데 이어 ‘시그널까지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명실상부 스타 PD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그는 시청자들은 냉정하다. 이번엔 다행히 좋아해주셨지만 다음에도 또 그래줄 것이라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시그널이 김PD의 필모그래피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란 점이다. 그는 ‘시그널은 커다란 행운”이라며 최종회까지 잘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종영을 앞두고 ‘시그널 시즌2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김은희 작가는 물론 김PD도 시즌2 제작에 반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눈은 이재한(조진웅 분)의 생사로 향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시즌2 얘기가 나온다는 건 결국 과거가 바뀌어 이재한이 살아난다는 얘기 아니겠느냐”는 비교적 신빙성 있는 추론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PD는 이걸 말하면 완전 스포일러가 되겠다”라며 큰 웃음을 보이면서도 결코 스포일러를 하지 않았다.
‘시그널은 오는 12일 종영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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