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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진 앞문, 한화의 행복한 ‘IF’
입력 2016-03-11 06:01 
한화 투수 송은범(왼쪽)-김재영(가운데)-김용주(오른쪽)가 지난 3일 간 각각 매 경기 선발 등판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호투를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물론 시범경기라 속단은 이르다. 하지만 지난 3경기에서 보여준 한화 이글스의 단단한 앞문은 고무적이다. 가장 고민이 큰 지점인 4~5선발 후보들의 역투가 빛난 상황. 좌완-사이드암-베테랑으로 이어지는 선발들의 활약상은 한화의 행복한 ‘IF를 상상하게 했다. 투수력 보강에 중점을 뒀던 만큼 한화의 달라진 마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홈 시범경기서 12-7로 승리했다. 지난 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기분 좋은 3연승 행진이다.
시범경기기에 결과보다 내용이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한화의 3연승 과정에서는 단단한 선발 마운드가 한몫했다. 한화의 올 시즌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아직 영입하지 못한 새 외국인 투수, 그리고 지난 시즌 10승을 거둔 토종 선발 안영명 정도가 확정적이다. 남은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상황.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치열한 선발 경쟁을 예고하는 호투가 시작됐다.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좌완 김용주가 첫 선발 등판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8일 넥센전에서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 투수가 된 것. 제구가 불안한 면을 노출했으나 적절한 범타 유도로 위기를 넘겼다. 좌완 선발에 목마른 한화 마운드에 단비 같은 활약이었다.
다음날 열린 넥센전에서는 대졸 신인 김재영이 일을 냈다. 우완 사이드암인 김재영은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5볼넷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출루를 많이 허용했으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특히 5회 1사 만루 상황에서 연이은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신인다운 배짱이 돋보인 장면.
새 얼굴들이 연이틀 웃었다면 전날에는 절치부심 중인 베테랑 투수도 호투 행렬에 동참했다. 바로 송은범이 그 주인공. 송은범은 FA 이적 후 첫 해였던 지난 시즌 고개를 숙이는 날이 더 많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지난 겨울 가와지리 데쓰로 인스트럭터에게 투구 밸런스와 관련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절치부심했던 겨울이 지난 뒤 첫 실전이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송은범도 새 얼굴들 못지않은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 타선을 상대로 4⅓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짠물투를 펼친 것. 3회 연속 안타 허용으로 맞은 위기를 제외하고는 깔끔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특히 5회 타격 컨디션이 좋은 박세혁을 커브를 통한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용주-김재영-송은범으로 이어지는 선발들의 호투는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다. 좌완과 사이드암 같이 선발 자원들의 다양화와 베테랑 투수의 부활은 한화에 꼭 필요했던 요소. 여기에 우완 선발 자원인 이태양과 배영수의 성공적인 부상 복귀까지 이뤄진다면 금상첨화다. 가장 필요한 한화의 ‘IF다. 건강한 경쟁과 새 얼굴의 등장, 그리고 베테랑의 분발까지. 한화의 행복한 상상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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