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계획에 없던 아기였다”…100일도 안 된 딸 폭행 사망
입력 2016-03-10 16:37 

부부가 태어난지 석달된 딸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이 경기도 부천에서 또 다시 발생했다.
부천오정경찰서는 10일 아버지 A씨(22·무직)를 폭행치사, 어머니 B씨(22·무직)를 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9일 오전 2시께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술을 마시고 인터넷 게임을 하던 중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침대에서 들어 방바닥에 떨어뜨려 다치게 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딸은 낙하 충격으로 입에서 피가 나고 턱부위를 다쳤지만 A씨는 딸의 입에 분유병을 물리고 배 부위를 또 다시 폭행해 울음을 그치고 조용해지자 그대로 방치하고 잠이 들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께 깨어나 숨을 쉬지 않는 딸을 발견하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딸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두손상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밝혔다.
A씨는 최초 경찰에 딸이 혼자 침대에서 떨어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추궁하자 사망 전날 폭행 사실을 자백했다. 이전에도 딸은 수차례 폭행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부부는 생후 2개월된 딸을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8일까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주 3회 가량 머리와 배를 꼬집에 폭행했다. 생후 40일 된 지난 1월 27일엔 딸을 집 주변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뜨려 어깨 뼈와 우측 팔이 골절됐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딸의 몸을 엑스레이로 촬영한 결과 양 팔과 갈비뼈(3대) 등 5~6곳에서 골절이 발견됐고 머리 등 몸 곳곳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아이를 꼬집고 쎄게 눌렀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행위로 나타날 수 있는 외상과 골절이 아니다”면서 또 다른 유형의 폭행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딸 생식기 부분에 피멍과 혹 등이 발견됐지만 국과수 1차 감정 결과 성폭행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어머니 B씨는 폭행가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014년 친구 소개로 만나 2014년 10월 1일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한 A씨 부부는지난해 12월 17일 딸을 출산했다. A씨 부부는 최근까지 호프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계획에 없던 출산으로 딸에 대한 애정이 많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벌여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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