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주해군기지 10년 만에 완공 "이곳에서 북한 해상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을 것"
입력 2016-02-26 17:04 
제주 해군기지/사진=연합뉴스
제주해군기지 10년 만에 완공 "이곳에서 북한 해상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을 것"



제주민군복합항(해군 제주기지)이 건설사업에 착수한 지 햇수로 10년 만에 완공됐습니다.

해군은 이날 오후 2시 황교안 국무총리 주관으로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을 거행했습니다.

준공식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대 해군참모총장·해병대사령관, 해군·해병대 장병, 강정마을 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해군 구축함인 왕건함의 예포 19발 발사, 개식사, 국민의례, 경과보고, 원 지사의 환영사, 박근혜 대통령 축전 낭독, 황 총리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1993년 사업이 결정된 이후 23년 만에 맺은 값진 결실"이라며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량의 99%를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이 제주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민군복합항은 대한민국 해양안보와 해양주권 수호의 중심기지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제주 민군복합항은 한반도 해역 중앙에 위치해 바다를 지키고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항만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이곳에서 북한의 해상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기지는 해군 기동부대를 동·서해로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어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며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남방 해역 해상교통로를 지키는 요충지다. 유사시 4시간이면 이어도까지 함정을 출동시킬 수 있다. 식전 행사에서는 해군·해병대 군악대와 의장대가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황 총리는 "제주 민군복합항을 미국의 하와이나 호주의 시드니와 같은 세계적인 민군복합항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 항만은 우리 경제의 생명선과 같은 남방해역의 해상 교통로를 지킴으로써 해양 권익과 해양 자원을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2017년 7월이면 15만t급 크루즈 2대가 동시 접안해 관광객을 끊임없이 출입시키는 관광미항으로도 운영을 시작한다"고 기대감을 밝히는 한편 "건설 과정에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이 따랐다. 공동체 회복과 민군 화합을 위해 노력할 테니 해군과 정부에서도 지원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해군 제주기지 부두에는 해군의 7천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 4천400t급 구축함인 왕건함, 문무대왕함, 1만4천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214급 잠수함인 안중근함이 정박 도열해 대한민국의 해군력을 과시했습니다.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헬기, UH-60 기동헬기를 포함한 해군 항공기 7대는 상공에서 축하 비행을 했고황 총리는 준공식 후 제주 민군복합항에 정박돼 있는 이지스함 '서애류성룡함'에 승선해 해군의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징비록의 유비무환 정신으로 완벽한 해상 방어태세를 갖추고, 국가와 국민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돼야 한다"며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적이 두려워하는 무적함대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해군 제주기지가 완공된 것은 정부가 건설사업에 착수한 지 10년 만이며 2010년 1월 항만공사를 시작한 지 6년 만입니다.

제주기지의 규모는 약 49만㎡(14만9천평)에 달하고 계류부두와 방파제 길이는 각각 2천400m, 2천500m에 이릅니다.

내년 하반기에 크루즈 부두가 완공되면 2020년에는 연간 10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주기지는 건설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다.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치유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준공식이 시작되기 1시간여 전 강정마을회와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종교·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민군복합항 정문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정마을을 '생명평화문화마을'로 선포, 평화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안보라는 가면을 뒤집어쓴 제주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을 강대국 패권경쟁의 제물로 만들 뿐이며, 민군복합항이라는 명칭은 중국 비난을 피하려는 면피용 수식어"라며 "강정은 생명과 평화의 문화가 넘실거리는 마을로 살아갈 것이며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인류의 고향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준공식 전 해군기지 반대 주민 등이 황 총리 일행이 민군복합항에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고 정문 입구에서 대기하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됐지만 총리가 탄 차량이 정문 대신 다른 입구로 들어가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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