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장서 놀게하라…슬로우쇼핑 대세
입력 2016-02-26 10:57  | 수정 2016-02-26 15:21

셀프계산대, 퀵서비스 버튼 등을 도입해 고객의 쇼핑 시간을 단축하던 패션·뷰티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객이 매장에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붙잡아두는 ‘슬로우 쇼핑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뷰티 매장에 까페, 갤러리 등 슬로우 쇼핑을 유도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속속 생겨나고있다.
서울 도산공원 골목에 플래그쉽 매장을 연 시몬느 가방 브랜드 ‘0914는 고객을 오랫동안 잡아둘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까페, 장인들이 직접 가방을 만드는 공방, 갤러리 등을 선보였다. 매장 안에서 느긋하고 여유로운 쇼핑 경험을 강화해 구매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도 서울 가로수길에 카페와 화장품 매장을 결합한 컨셉 매장을 개점했다. 1층에는 제품을 판매하고 2층에는 보통 카페처럼 생과일주스와 디저트 등을 판매한다. 3층에는 옥상정원을 마련해 스킨푸드 제품의 원료가 되는 다양한 식물과 과일 등이 자라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도록 꾸며놨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화장품 브랜드 ‘오리진스는 미국 전역 87개에 달하는 새로운 컨셉 매장을 열었다. 이 곳은 일명 ‘셀카를 찍을 수 있는 공간, 오리진스 제품에 들어가는 허브를 구경하는 공간, 비누를 써볼 수 있는 세면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오리진스의 새 매장들은 식물추출물이 화장품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강조하는데, 지도로 벽을 도배하고 진흙 부츠와 손전등, 현미경, 심지어 야전 잠바까지 매장에 비치했다.
이처럼 슬로우 쇼핑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퍼지고있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어차피 빠르고 편리한 쇼핑에 있어서는 온라인 쇼핑몰을 따라갈 수 없으니 고객이 직접 매장을 찾게 만드는 동기, 즉 온라인상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려는 것이다. 고객이 매장에 오래 머무를 수록 더 많은 지출을 한다는 통계도 슬로우 쇼핑 확산 배경이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리진스의 새로운 컨셉 매장은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매장보다 매출이 최대 40%나 높았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스킨푸드 가로수길 매장을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민 이유는 컨셉스토어를 찾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뷰티 공간을 넘어 브랜드 컨셉인 ‘푸드·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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