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별소비세 환급 거부하는 수입車 일부업체 속내보니…
입력 2016-02-25 13:45  | 수정 2016-02-25 13:53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 1월 구매 고객에게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환급하기 시작한 가운데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여전히 이를 거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 종료된 개소세 인하 혜택을 승용차에 한해 올해 6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인 개소세율이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1.5%포인트 인하된 3.5%로 유지된다.
정부는 이미 지난 1월에 5% 세율로 차를 사면 환급을 통해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 1월 개소세 인하분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환급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수입차의 개소세 인하분 선반영 내용이 명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면 기존에 제공하던 프로모션과 차별성이 없어 고객에게 개소세를 환급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지난 1월 구매자들에게 개소세 혜택을 이어간다는 명목으로 코란도C 100만원, 렉스턴W 70만원, 티볼리 20만원 등을 할인해 줬지만 지난 22일부터 모든 고객에게 별도 개소세 환급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제네시스 EQ900 출고 고객 중 지난해 11월 23일부터 12월 9일까지 사전계약을 통해 구입한 고객은 개소세 환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사전계약 고객에 한해 2016년 출고 시 개소세만큼 할인해 준다는 내용을 전단지와 가격표에 명시하고 고객에게 충분히 고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들은 프로모션 명목이 개소세 혜택 할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총 할인금액에 포함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이라 이를 단순 프로모션인지 개소세 할인인지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수입차 고객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소송 또는 불매운동에 나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수입차 업체들이 개소세 환급을 꺼리는 이유는 그동안 개소세 인하분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 들통날까 두렵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국산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1월 구매자들로부터 받은 개소세를 아직 국세청에 내지 않아 환급은 정부가 아닌 자동차업체들이 해야 한다. 그러나 수입차는 차량이 판매되기 전인 통관단계에서 수입차 업체가 개소세를 관세청에 선납했기 때문에 1월 구매자에게 개소세 인하분을 먼저 돌려주고 관세청에서 환급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수입차 임의로 정한 세금인하액을 지난 1월 구매자에게 지급하고 관세청에 환급 요청을 할 경우 관세청은 환급 요청액이 실제 세율 인하분과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이를 관세청이 공개하면 그동안 개소세 인하 때마다 수입차 업체들이 세율 인하분을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가격을 정해 세금 감면 혜택을 편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다.
관세청은 수입차 업체들이 제출한 환급요청자료와 자신들이 가진 개소세 부과자료를 비교해 보면 수입차 업체들이 세율 인하분만큼 제대로 가격에 반영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수입차 업체들은 국산차 업체들처럼 정확하게 세율이 인하된 만큼 지난 1월 구매자들에게 세금을 돌려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세율 인하분보다 적게 할인된 가격에 차량을 산 고객들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발생해 최악의 경우 구매자들의 대규모 소송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