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젠 자신 있어요" 할머니 여고생들의 빛나는 졸업식
입력 2016-02-24 19:40  | 수정 2016-02-25 07:41
【 앵커멘트 】
배움의 시기를 놓쳤던 만학도 여고생들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그들의 빛나는 모습, 한번 보시죠.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고운 한복에 멋진 헤어 스타일.

졸업을 맞은 만학도 여고생 213명이 모였습니다.

최고령 졸업생인 78살 조명자 씨는 배우지 못한 한을 푼 게 감격스럽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조명자 / 일성여중고 졸업생
- "말을 안 섞었어요. 사람들하고…. 제가 창피하니까…."

목 디스크에 이상이 올 만큼 공부를 한 조 씨, 이달엔 시집까지 냈습니다.


공부로 쌓은 자신감이 묻어나는 시구를 또박또박 읽을 땐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 인터뷰 : 조명자 / 일성여중고 졸업생
- "괜찮다. 먹물 속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을 테니까. 나는 이 가을의 주인공이다. 감사합니다. "

55살 권위자 씨, 19살들과 경쟁해 올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40년 전 집안 사정 탓에 고교 진학을 포기했지만, 세월도 그의 열정을 꺾진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권위자 / 일성여중고 졸업(성신여대 합격)
- "아이가 문자 메시지로 (수학 문제의 해답)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문제를 풀어서 '엄마, 이래서 이렇게 되는 거예요….'"

장성한 딸은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 인터뷰 : 심이랑 / 권위자 씨 장녀
- "요즘 말로 하면 '공순이'로 미싱을 하셨어요. 열심히 해 준 엄마에게 무척 고맙고…."

졸업장을 나눠준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조현분 / 일성여중고 교사
- "학력 때문에 늘 주눅이 들어 사셨잖아요. 어디서든 끝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마시고…."

그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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