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證 매각 하한선 6500억 넘을듯
입력 2016-02-24 17:43 
현대그룹이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보유한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현대증권 매각 때 사실상 하한선을 제시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입찰에서 최소한 6500억원 이상을 써낼 예정이어서 KB금융 한국금융지주 등 후보사들이 최소한 이 가격 이상을 제시해야 인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는 곳이 있으면 우선매수권은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부여받은 우선매수권 조건을 일부 변경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 기준 가격을 제시한 뒤 그 이상 입찰금액이 나오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시장 내 의구심을 해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을 통해 최상 조건으로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현대상선 구조조정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현대의 결연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은 기준 가격을 6500억원 이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 오릭스와 진행했던 매각작업이 불발됐을 당시 인수사 측에서 애초 제시한 매각 금액이 바로 이 수준이다. 현대증권이 결렬 이후 지난해 결산 때 순이익 2204억원을 추가로 올렸다는 점을 근거로 하한선을 당시보다 다소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실적이 지난 2년간 개선됐고, 저축은행 등 자회사들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며 "여러 인수 후보들이 참여함에 따라 다자간 경쟁 구도가 유력한 만큼 작년보다는 더 값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4일 현대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4.3% 오른 636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그룹 측 매각 대상 지분 22.43%를 시가로 환산하면 3400억원 선이다. 현대그룹이 하한선을 6500억원으로 제시한다 해도 시세 대비 프리미엄이 90% 선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대증권 측은 장부가치(자기자본)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4배 수준으로 다른 증권사보다 낮아 매각 목표가가 높은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편 채권단과 현대그룹은 26일까지 현대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인데, 한·중 금융사들은 물론 일부 국내 PEF(사모투자펀드)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혜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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