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필리버스터 은수미, 최장 발언기록 깰까…필리버스터 곳곳 '진풍경'
입력 2016-02-24 11:18 
필리버스터 은수미/ 사진=연합뉴스
필리버스터 은수미, 최장 발언기록 깰까…필리버스터 곳곳 '진풍경'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도입 후 첫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15시간 넘게 진행 중인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각종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4·13 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아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온통 지역구로 향해 있지만 필리버스터라는 돌발 변수 때문에 '발'은 정작 본회의장에 묶여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아침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의 발언시간 기록을 갈아치우며 필리버스터 참여자들 간 기록 줄 경신 조짐도 보입니다.

이날 새벽 2시 30분께 발언대에 오른 은수미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2분을 기점으로 앞서 토론에 나섰던 김광진 의원의 '5시간 32분 발언'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은수미 의원의 발언시간이 6시간을 넘어선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의장석에 있던 같은 당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은수미 의원, 6시간이 넘었는데 괜찮아요?"라며 컨디션을 살폈고, 지켜보던 더민주 동료 의원들도 "화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도 "김광진 잘했다!!!", "은수미, 대단하다. 힘내라!!!"라고 잇달아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기며 두 의원을 응원했습니다.

국내 최장 발언 기록은 1969년 3선 개헌을 막기 위해 발언대에 올랐던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 15분으로, 은 의원이 이날 이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더민주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자신의 선거운동에 활용하려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김광진 의원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언급하며 "법안 반대를 위해 그 긴 시간을 서 있었던 것인지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 선거운동을 위해 토론에 나선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은수미 의원이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임에도 이와 관련 없는 '서초동 세모녀 살해사건'을 언급하자 본회의장을 지키던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이 강하게 항의, 의장석에 있던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조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총선을 이날로 49일 남겨둔 상황에서 한창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할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발이 묶인 상황이 눈길을 끕니다.

필리버스터 돌입을 결정한 더민주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자리를 지켜 토론하는 의원님께 힘을 실어달라"며 시간대별 조 편성 안내문자를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새누리당도 원내부대표단을 중심으로 본회의장 대기조를 꾸려 야당 의원들의 발언 시간과 내용을 체크했다. 또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끝나 표결에 들어갈 상황에 대비해 '소집 명령이 떨어지면 2시간 안에 본회의장에 올 수 있도록 대기하라'는 지침도 하달했습니다.

이에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의원회관에 머물며 지역구에 있는 보좌진에게 전화로 선거운동을 지시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건 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민주의 경우 이날부터 '공천배제 20% 컷오프' 대상자들에게 개별통보가 갈 것이라고 알려진 상황인 가운데,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도 삼삼오오 모여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보였습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이날 3교대 시간표를 짜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본회의장의 의장석을 돌아가며 지키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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