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실징후 히든챔피언 솎아낸다
입력 2016-02-23 17:38  | 수정 2016-02-23 19:55
수출입은행이 자체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 사업인 히든챔피언 지원 대상 기업 282곳의 부실 가능성에 대해 전면 재조사에 나선다. 수출입은행은 4월 안으로 해당 기업 재무상태와 부실 가능성 검증을 거쳐 일부 부실 기업에 대한 히든챔피언 지원을 취소하고 내년까지 문화콘텐츠와 바이오, 의료산업 등 신성장동력 기업 30곳 안팎을 추가로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문준식 수출입은행 부행장(중소중견금융본부장)은 23일 "히든챔피언 사업 내실화와 부실 가능성 축소 차원에서 해당 기업 재무상태와 부실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이달 안으로 외부 기관에 의뢰할 계획"이라며 "기업들의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4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해 부실 기업에 대한 히든챔피언 지원을 취소하거나 여신사후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부행장은 "이렇게 확보된 정책금융 여력을 토대로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안으로 문화콘텐츠와 바이오(식품·제약 등), 의료산업 등 신성장동력 기업 30여 곳을 추가로 선정할 것"이라며 "업력이 짧거나 담보 입증이 힘든 문화콘텐츠, 바이오, 의료산업 분야는 시중은행보다 정책금융기관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수출입은행이 이번 히든챔피언 지원기업 전면 조사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기업은 건설, 철강, 조선, 해운 등 중소·중견기업이다.
수출입은행은 2009년부터 세계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글로벌 중견기업을 키우기 위해 히든챔피언 사업을 운영해왔다. 여기에서 히든챔피언은 '수출 3억달러 이상이고 세계 시장 5위 이내'이거나 '매출 1조원 이상이고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글로벌 중견기업이다. 히든챔피언 기업에는 많게는 0.3%포인트 대출금리 우대와 수출 실적에 기반한 대출 한도 확대, 맞춤형 패키지 금융이 제공된다. 히든챔피언 지원 대상 기업은 사업 시행 첫해인 2009년 말 12곳에서 2014년 말 323곳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모뉴엘 사태와 수출 부진 여파로 지난해 말 282곳으로 지원 대상 기업이 축소된 상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3개월간 히든챔피언 사업성과 중간 점검을 위해 삼정회계법인 컨설팅을 거쳐 평가지표 재정비와 다면평가 도입, 부실 징후 기업 모니터링 강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같은 해 8월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이자 문화콘텐츠, 바이오, 의료산업 등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위한 포석인 셈이다.
또 다른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조사에서 히든챔피언 사업에 대한 운영 방안을 점검했다면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개별 기업을 보는 것"이라며 "어느 기업도 부실이 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면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전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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