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원화값 급락에도 사흘째 순매수
입력 2016-02-22 17:40  | 수정 2016-02-22 19:51
달러 대비 원화값이 단기 급락하면서 향후 원화값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흘 연속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수출주를 중심으로 그동안 악재로 받아들여졌던 원화값 하락을 호재로 해석하는 시각이 조금씩 늘고 있다. 반면 내수주와 밀가루 등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제과주는 주가가 떨어지는 등 업종별로 환율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1% 오른 1916.36을 기록해 장 초반 일시적으로 무너졌던 1910선을 회복한 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 매도에도 외국인이 3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덕분에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원화 가치 급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사자'를 이어가자 환율 급등에 대한 염려가 서서히 기대로 바뀌고 있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인 1234.40원에서 마감했지만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설 때마다 한국 증시를 이탈하던 외국인들이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1240원에 육박하면서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환율 부담을 떨칠 정도로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이어지던 외국인 매도 강도가 1월 말 이후 약해지고 있으며 비차익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세는 지난달 22일부터 지속되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보다 한국 증시 투자에 따른 자본차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한국은행 금리 인하 등 국내 요인에 따른 결과"라면서 "정부도 국내 기업 이익 개선에 초점을 두고 원화 약세를 묵인하는 분위기인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우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화 약세로 수혜를 보는 수출 업종 '환율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원화 가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자 정보기술(IT)·자동차주가 1900선 회복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화 약세 수혜주인 자동차업종 현대차는 2월 들어서만 11% 급등하며 환율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밖에 전통적인 수출 업종 대표주들 강세도 돋보인다.
건설 대림산업(21.6%), 화학 롯데케미칼(25.3%), 조선 현대중공업(17.3%), 철강 포스코(18%) 등은 연초 이후 일제히 상승세다. 2월 들어서만 외국인이 대림산업 주식을 385억원어치 매수했으며,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도 각각 778억원, 738억원어치 사들인 상태다. 거꾸로 원화 강세기에 주가가 치솟았던 화장품·음식료 등 내수 업종 대표주인 아모레퍼시픽(-11.1%) 한국콜마(-17.8%) 오리온(-19.6%) 동원F&B(-19.7%) 등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출 업종 환율효과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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