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롬니의 루비오 지지에 美 공화당 대선경선 오리무중
입력 2016-02-22 15:46 

공화당 주류 인사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2위로 부상한 마르코 루비오 후보를 지지하기로 하면서 공화당 대선 판세가 예측불허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롬니 전 주지사 지지까지 확보한 루비오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공화당 주류 후보 단일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롬니 전 주지사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각별한 인연 때문에 루비오 지지를 미뤄왔으나 부시 전 주지사의 경선 후보 중도 사퇴로 루비오를 선택하게 됐다. 롬니 전 주지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루비오를 부통령 후보로 여길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롬니 전 주지사의 루비오 지지로 공화당 일각에서는 루비오로 후보를 단일화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다만 루비오를 견제하고 있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언제까지 경선 레이스에 남아있을 지가 문제다. 케이식 주지사는 본인 지역구인 오하이오에서 경선이 있을 내달 15일까지 경선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인데 루비오로서는 그 전에 후보 단일화를 마쳐야 승산이 있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경선 승리자 누구든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인스 프리버스 RNC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될 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 우리는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중재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이다. 중재 전당대회는 경선에서 특정 후보가 과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이 중재해 후보를 뽑는 것이다.
이는 루비오라는 트럼프 대항마가 등장하면서 트럼프를 꺾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 크다. 또 중재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트럼프가 탈당할 명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트럼프는 중재 전당대회가 거론될 때마다 공화당 지도부가 자신을 차별한다고 주장하며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트럼프가 탈당한다면 공화당 지지층이 분열되면서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반감한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그러나 중재 전당대회를 여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일에 대비해 준비는 하겠다”고 밝혀 중재 전당대회 개최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여성 비하 발언과 막말, 기행 등으로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에서 힐러리 클린턴 또는 버니 샌더스 누가 본선에 나오더라도 트럼프에게는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했던 테드 크루즈 입지도 중요한 변수다. 테드 크루즈가 주요 후보로 건재하다면 트럼프와 루비오 어느 쪽의 표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진다.
크루즈 역시 당내 비주류 인사이며 남부침례교인이어서 트럼프와 지지층이 겹치는 측면이 있고, 극단적 보수주의자로서 쿠바계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면에서는 루비오와 지지층이 겹친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아이오와에서는 크루즈에게 표를 몰아줬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 쪽으로 기울었다. 남은 승부처는 기독교세가 강한 텍사스 테네시 조지아 아칸소 등이다. 이들 지역은 이른바 ‘슈퍼화요일인 내달 1일 경선을 치른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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