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동걸 産銀회장 "90개 벤처 자회사 매각 속도낼것"
입력 2016-02-18 17:39  | 수정 2016-02-18 20:07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68·사진)이 비금융 벤처 자회사 90여 곳에 대한 매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 중 내외부 전문가 9명으로 별도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최근 1차 매각 시도가 불발된 산은캐피탈 역시 다음달 중으로 2차 매각을 추진한다. 이 회장이 민간은행·캐피털·증권회사 출신 경험을 살려 신속한 구조조정을 실천할지에 금융권과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기업 구조조정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먼저 "비금융 자회사 116곳 중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소위 '벤처'를 중심으로 이달 중 산업은행 4명과 외부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별도 관리위원회를 만들 것"이라며 "3년 안에 비금융 자회사를 정리하겠다는 협약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일주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정상화 가능성과 기업 자구노력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며 "상대방과 대화를 존중한 나머지 시간을 오래 끌어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시간적 데드라인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출신인 이 회장은 구체적으로 최근 1차 매각에 실패한 금융자회사 산은캐피탈에 대해 "1분기 안으로 2차 매각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캐피털의 넓은 업무영역과 모회사인 산업은행 간에 연계 시너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산업은행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도마에 오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LNG운반선과 국외 방산 등 강점이 있는 부분을 살리는 등 기업 정상화에 힘쓸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는 또 "부실 진원지인 해양플랜트 9기 중 5000억원 상당인 1기는 3월 인도가 시작되는 등 정상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에)4조3000억원 정도 지원을 확정했는데 미집행 금액인 2조5000억원에 대해 연말까지 손을 벌릴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근본적인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그는 "일부 선주들 과욕으로 배가 움직일 때마다 손실이 발생해 매년 1조원씩 부채가 늘어날 상황"이라며 "(선주 등) 이해당사자와 목숨을 건 협상을 통해 채무조정 문제를 해결하는 과감한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취임 전부터 불거진 보은 인사 논란에 대해 이 회장은 "금융의 큰 틀로 보면 보험 정도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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