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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사태’ 해외 영화인 강력 반발…서병수 부산시장에 공개서한 전달 (전문)
입력 2016-02-17 18:45 
[MBN스타 손진아 기자] 해외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 영화 평론가, 교수 등 112명의 해외 영화인들이 서병수 부산광역시 시장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문화 불모지였던 부산에서 국제 영화제가 시작되고, 지금의 부산국제영화제가 되기까지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해 온 영화인들로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처한 지금의 상황이 결국은 20년간 쌓아온 명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며 영화제를 단순히 정치적 수단으로 바라보는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공개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탄압을 중지 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개 서한에 따르면 짧은 시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제의 독립성의 유지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영화를 통한 자유로운 논쟁과 토론을 보장하는 자세야 말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한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일련의 사태들은 영화제의 독립성뿐만 아니라 영화제 자체의 존립기반과 미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해외 영화인 연대는 부산 시장의 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압력과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탄압을 중지 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과 집행위원장 검찰 고발 등 그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ISUPPORTBIFF캠페인을 SNS나 매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오는 2월 말 정기총회를 잠정적으로 보류한다는 부산시 관계자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가 언론사를 통해 지난 13일부터 보도가 되면서, 2월 말로 임기가 완료 되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해촉에 대해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을 필두로 한 해외 영화인들은 공개 서한과 함께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해촉이 확정될 시에는 해외 영화계가 앞장서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설 것이라고 덧붙여 전해왔다.

이번 공개 서한에는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빌란트 쉬펙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 로테르담, 토론토, 야마가타, 시드니, 우디네 등 해외 유수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 토니 레인즈, 장 미셸 프로동 등의 해외 영화평론가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 자크 랑시에르와 사토 타다오 외 영화학계의 저명한 학자, 언론, 영화 관계자들이 뜻을 함께 했다. 17일 기준으로 112명의 해외 영화인들이 참여했으며, 앞으로 연대 성명을 향한 해외 영화인들의 성원과 동참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이하 전문.

서병수 부산광역시장 귀중

우리는 모두 자국 내 영화학계와 문화, 그리고 영화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들로,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 사이에 커져가는 갈등을 관심과 염려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난 20년을 지나며,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웠던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민들의 자부심으로 성장하였고, 한국 영화계를 너머 아시아 국가의 영화산업에 있어 주요한 행사가 되었으며, 또한 전세계 영화인들이 모여드는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영화축제로 성장하였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이토록 큰 성장을 이루어낸 기저에는 영화제 독립성의 유지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지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정시각과 입장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영화를 상영하는 자세, 그리고 영화를 통한 자유로운 논쟁과 토론을 보장하는 자세야말로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주요한 성공요인이었습니다.

우리는 부산시장과 부산시에게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말 것을, 그리고 영화제 집행부와 선정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중단할 것을 요청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영화제의 독립성뿐만 아니라 영화제 자체의 존립기반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지금까지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보여준 리더십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사임해야 할 어떤 합당한 이유를 알지 못하며, 모호한 혐의로 그에게 가해진 검찰고발에 대해서도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과 번영입니다. 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어온 집행부와 스태프들이 앞으로도 영화제와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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