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 찾은 천하무적 전투기 ‘F-22’, 오산 기지에 2대 남는다
입력 2016-02-17 16:24 

공중전의 세계 최강자라는 수식어 답게 17일 정오께 오산 공군기지에 모습을 드러낸 F-22 스텔스 전투기는 자유자재로 급선회를 하며 하늘을 누볐다. 동쪽에서 날아온 F-22는 서쪽으로 날아가더니 급선회로 순식간에 방향을 바꿨고 한 번 더 급선회를 한 다음 서서히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F-22는 이날 같이 모습을 나타낸 우리 공군의 F-15K나 미 공군의 F-16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선회 능력이 뛰어났다. F-22가 자유자재로 비행할 수 있는 것은 엔진의 강력한 힘 덕분이다. 속도도 빨라 최고 속력이 마하 2.5를 넘는다. F-22는 P&W의 고성능 F119 터보팬 엔진(추력 3만5000파운드)을 2대나 장착하고 있다. F-22는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하고자 모든 무기를 무장 수납고 안에 탑재한다. 이 때문에 F-22가 어떤 무기를 탑재했는지는 겉모습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이날 주한 미 7공군 사령부는 한국에 투입된 F-22 4대가 오산기지에 도착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F-22 ‘랩터는 우리 공군 F-15K 4대와 미 공군의 F-16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 기지 상공에 나타났다. F-22는 지난해 10월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전시회) 이후 4개월 만에 한국에 다시 온 것이다.
F-22가 이날 한국에 온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에 대한 강력한 무력시위이자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하는 메시지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핵무장론을 부담스럽게 느껴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전략무기를 신속히 투입시킨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키나와의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서 출발한 미국 F-22 전투기 4대는 오산기지 상공에서 저공비행을 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4대가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4대 가운데 2대는 가데나 기지로 복귀하고 2대는 오산기지에 당분간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F-22의 가장 큰 특징은 평양 상공으로 잠입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무 공간이나 북한군 핵심 시설에 핵 폭격을 가할 수 있다. 과거 F-22 전투기가 출격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동안 공개활동을 자제하기도 했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 7공군사령관은 이날 F-22 편대의 오산공군기지 도착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임무는 한미동맹의 위력과 더불어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양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무력시위는 더 강해질 예정이다.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노스캐롤라이나호도 지난 16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했고 다음 달에는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와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호, 미국 본토에서 출발하는 해병대를 군수지원하는 해상사전배치선단 등이 출동한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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