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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팟캐스터] ‘로리의 똑게육아’ 엄마들의 든든한 친구이자 ‘인수인계 지침서’
입력 2016-02-13 14:00  | 수정 2016-02-15 16:12
세상에는 텔레비전과 인터넷 방송,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비주얼 중심의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이들도 있죠. ‘팟캐스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 주>


누구나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출산과 육아라는 커다란 숙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해도, 쉽지만은 않다. 결국 잠을 자지 못해 고군분투하고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조합해도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팟캐스트에는 이렇게 어렵기만 한 육아를 돕는 방송이 있다.

‘로리의 똑게육아(이하 ‘똑게육아)는 직장에 다니다 4년 동안 육아에 매진한, 대학생과 같은 수려한 미모를 지닌 두 아이의 엄마 김준희 씨가 만드는 팟캐스트다. 그는 육아 관련 블로그와 카페 운영자이자 베스트셀러인 ‘똑게육아-내 아이에게 꿀잠 선물하기 프로젝트라는 책을 쓰기도 한 저자이다.

스물네 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고 어느새 10년차가 훌쩍 넘었어요. 27살에 결혼해, 29살에 첫 임신을 했고 그 아이가 돌이 됐을 때 둘째를 임신했죠. 육아휴직만 4년을 했어요. 엄마들끼리는 아이가 돌이 좀 지나면 살만하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첫째가 돌이 막 되었을 때 막바로 둘째를 임신한 상황이니 많이 힘들긴 했죠. 하지만 둘째를 낳고나서 육아의 패러다임이 변하게 됐어요.”

김준희 씨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은 MIT에서 경제학 석사논문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금융회사에서 여자 계장급 최초로 MBA 지원을 받는 인력에 뽑힐 정도로 치열하게 일했던 직장생활에서의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로의 진입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뼈저린 육아경험과 국내 국외를 막론한 육아 서적 독파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똑게육아를 통해 나누고 있다.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할 당시 엄마들이 상담 글을 많이 올렸어요. 여기에 답장을 해주면서 ‘내가 어느 정도 코칭이 되는 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동안 쌓아왔던 머릿속에 있는 자료들이 워낙 체계적으로 구성이 잘되어 있어 술술 되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요청이 왔어요. ‘읽기 너무 힘들어요라고요. 사실 육아 때문에 피곤한데 육아 관련된 공부를 한다고 무언가를 읽는 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그전부터 관심 있던 팟캐스트를 하면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육아에 있어서 가장 힘든 점은 바로 잠이다. 아이가 잠들지 못하면 양육자 역시 숙면을 취할 수 없고 이는 곧 피로로 누적된다. 때문에 독자는 물론 청취자들 역시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법을 요구했다. 김준희 씨는 아이의 수면교육에 ‘꿀잠 프로젝트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여 오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모두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팟캐스트를 하다가 잠에 대해 얕게 들어가 봤는데 정말 반응이 뜨거운걸 보니까 ‘근원적인 것은 잠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엄마가 되고나면, 사실상 인생 2막에 돌입한 거라, 이전과는 달리 조금씩 바뀔 수 밖에 없는 가족관계라던지 주변환경 요인도 초반엔 '이게 뭔가~' 싶어 너무 힘들거든요. 사실 본인만 단단해지면 해결될 일이긴 하지만 문제는 물리적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든 일터가 펼쳐지거든요. 어찌됐든 그런 주변의 환경요인들을 다 제외하고는 근원적으로는 ‘잠이 문제인거예요. 잠을 들어갈 때는, 육아철학-자기이해 등등, 제가 만든 글모음집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데 그런 것까지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더라고요. 어머님들도 ‘이런 거 중요한 건 알지만 당장 쓸 수 있는 액션플랜을 달라였거든요. 어머님들께서 원하시는 게 이거니까 그걸 우선적으로 드리며 배경지식을 조금이라도 곁들이며 오해를 최소화하는데 힘썼어요. 기본적으로 핵알짜 정보만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육아는 외로움이 동반된다. 아이를 낳는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지만 결국 현대사회에서는 주로 혼자서 하는 노동이 되는 셈이다. 일명 '도심 속 독박육아'가 펼쳐지는 셈. 김준희 씨는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이렇게 지친 엄마들에게 힘을 북돋고 외로움을 달래주려 노력하고 있다.

직장에서 일할 때는 동료도 있고 소통할 사람도 있고,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엄마가 되면 남편은 일 하러 나가고 아이와 내가 단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아기가 귀엽고 예뻐도 24시간 같이 있으면서, ‘정상적인 말을 할 수 있는 대화 상대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외로워요. 많은 사람들이 육아에 대해 간접체험을 하지만 연극처럼 무대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건지는 직접 본인이 24시간이고 해보기 전엔 그 아무도 모르거든요. 첫째 딸을 낳고 50일쯤 되었을 때 제가 정의내린 육아는 ‘뼈와 관절이 늘어진 상태에서 잠 못 자고 하는 24시간 막노동이다였어요. (웃음) 물론 똑게육아를 알게 되면 이런 부분에서 충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질 수 있어요.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시는 부분이 중요하고요. 이런 실용적인 정보들은 기본이고 똑게육아 팟캐스트를 듣게 되면 일단은 내 눈앞에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느껴진대요. 육아할 때 제일 파워풀 한 게 바로 '같은 개월수/나이의 아기를 키우고 있는 나와 잘 통하고 나에게 도움을 주는 동료 엄마. 베프 엄마인 친구' 이거든요. 똑육 팟캐가 바로 그 역할인 거에요. ‘똑게육아를 듣고 있으면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 같다고 얘기해주세요”

김준희 씨는 최근 팟캐스트 업데이트를 잠시 멈춰둔 상태다. 육아휴직이 끝났고 공백기를 깨고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팬들은 지금까지의 자료들을 감사히 보고있다. 듣기만해도 기운이 솟아난다는 반응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 적응이 끝나는 대로 곧 다시 ‘똑게육아의 녹음을 시작하겠다는 씨의 다짐에는 지금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들은 물론 자신의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숨어있었다.

육아를 처음해본다고 해서 ‘너도 한번 죽어봐라고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먼저 가본 선배가 충분히 도와줄 수 있어요. 내 딸이 엄마가 됐을 때 살기 좋은 문화가 정착됐으면 해요. 한국의 육아문화는 엄마가 너무 희생적이죠. 분명히 우리는 좀 더 행복하게 갈 수 있어요. 어떤 일터에 가더라도 업무지침서가 있고 인수인계가 있는데 엄마라는 직업에는 없는 거예요. 저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주체적으로 살아왔던 우리 후배 엄마들이 처음 엄마가 되어 각종 난관에 봉착했을 때 정말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업무 지침서를 남기고 싶어요.”

육아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서점, 인터넷, 브라운관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대한 분량을 모두 공부하긴 어렵고 현재 육아에 지친 사람이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똑게육아는 이 모든 정보들을 알기쉽게 재창조해 힘든 엄마들이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엄마가 될, 엄마가 된 사람들 모두에게 좋은 교과서이자 든든한 친구가 될 수 있는 팟캐스트 방송이다.


* ‘로리의 똑게육아

2015년 3월9일 ‘똑게육아 메이킹스토리~ 공개합니다.로 첫 방송. 2015년 8월16일 ‘꿀잠트레이닝 큰 틀 이해 & 4개월 잠퇴행기까지 진행 후 휴식 중.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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