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간) 6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지며 13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시장 마감에 임박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요지의 보도가 나오면서 장외거래에서는 낙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24달러(4.5%) 하락한 배럴당 26.21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원유 현물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주(州) 커싱의 원유 재고량이 2월 9일로 끝난 주간에 42만5000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원유서비스업체 젠스케이프의 통계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커싱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65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도 4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전 거래일보다 하락한 배럴당 30달러대 중반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감산 가능성을 시사한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장 마감 후 낙폭이 줄기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알-마즈루에이 장관은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에 (OPEC의) 모든 회원국은 감산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OPEC가 모든 회원국으로부터 전폭적인 협조를 받아야만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NYMEX 마감 후 3시간 16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46분(현지시간), WTI 3월물은배럴당 27.30달러에서 거래되며 가격을 회복해가고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상승으로 돌아서 전날보다 17센트(0.55%) 오른 배럴당 31.0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일부 거래인들은 알-마즈루에이 장관의 발언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요 회원국 정부의 입장과 거리가 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반짝 호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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