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11 동일본 대지진 5년’ 후쿠시마 원전은 아직도 상처 투성이
입력 2016-02-11 16:08 

지난 10일 후쿠시마현 히로노마치 J빌리지. 한때 일본 국가대표 축구팀 전지훈련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복구가 한창 진행중인 후쿠시마 원전에 들어가기 위한 베이스캠프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외신 공동취재단을 태운 버스가 원전으로 향하는 길에는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저기 건물 중간 부분의 검은 때가 5년 전 해일의 흔적입니다. 그때로 치면 여러분은 지금 물 밑을 달리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가이드를 맡은 원전 직원의 말에서 당시 처참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체르노빌과 함께 사상 최악 원전 사고로 간주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다음달이면 5년이 된다. 직접 가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은 5년 전과 비교해 꽤나 안정되고 사고 수습도 진전되고 있었다. 전면 마스크를 써야 했던 과거 프레스투어와는 달리 이번에는 미세먼지 대처용 방진 마스크를 쓰고 취재를 해도 될 정도였다. 전면 마스크는 원자로 주변 등 일부 지점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착용하고 있다”고 도쿄전력은 설명했다.
원전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원전 단지 내 토양을 시멘트 등으로 포장하고 수소폭발 때 발생한 건물 잔해들을 상당 부분 치운 덕분이다. 땅을 얼려 지하수가 원전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동토차수벽, 지하수를 퍼내는 원자로 건물 주변 우물인 서브 드레인 등이 설치됐고, 핵연료 인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근본 문제인 용융 핵연료(녹은 핵연료) 인출은 아직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 오노 소장은 폐로가 10부 능선이라면 이제 1부 능선에 올라섰을 뿐”이라고 실토했다. 원자로 내부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 바닥에 떨어진 용융 핵연료를 꺼내는 작업은 30~40년이 걸리는 폐로 작업의 핵심이자 최대 난제다. 직접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녹아내린 핵연료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취재진이 원전 1~4호기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원자로에서 100m 남짓 떨어져있었지만 방사선량은 시간당 180마이크로시버트(μ㏜)였다. 6시간을 서 있으면 일본 정부가 정한 연간 개인 피폭 한계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오염수 문제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동토차수벽을 설치했지만 원전 건물로 흘러 들어오는 지하수로 인한 오염수가 여전히 하루 약 300t씩 생성되고 있다고 도쿄전력 관계자는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전 세계를 방사능 공포에 떨게 했고, 일본 안전신화도 무참히 깨뜨린 최악의 재앙이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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