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TV 토론 출연, 아이오와 패배 이후 '저자세'로 돌변
입력 2016-02-06 13:54 
트럼프 TV 토론 출연/ AP=연합뉴스

미국 대선판에서 '막말'과 '기행', '안하무인'의 대명사로 통하는 공화당 경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보수 진영의 대표 방송사인 폭스뉴스에 제대로 '꼬리'를 내렸습니다.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자신과 갈등을 빚은 여성 앵커 메긴 켈리를 문제 삼아 폭스뉴스 주최 TV토론까지 보이콧하는 '배짱'을 보이더니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州) 코커스(당원대회) 패배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갑자기 '저자세'로 돌변한 모양새입니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뉴욕 라디오 방송 WOR의 '스티브 말즈버그 쇼' 인터뷰에서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폭스뉴스 주최 TV토론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참석할 것이다. 참석하는데 이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지난번 (1월28일)TV토론 불참은 메긴 켈리와 관계가 없고, 나를 조롱하는 폭스 뉴스의 메모(성명)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서 "당시 나는 그 메모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폭스뉴스와 그 문제를 해결했다. 폭스뉴스가 자신들이 낸 성명에 대해 사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폭스뉴스는 앞서 트럼프가 토론 불참을 선언하자 풍자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와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를 '부당하게' 대우하려 한다는 것을 우리가 비밀리에 알아냈다. 또 트럼프가 그들과 회동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내각을 트위터 팔로어들로 대체하는 비밀 계획을 갖고 있는 것도 알아냈다"고 비꼬았습니다.

트럼프가 평소 켈리의 질문이 '부당했다'고 주장한 것을 비꼰 것입니다.

트럼프의 이 같은 군색한 해명은 켈리가 진행자로 참여하는 한 폭스뉴스 TV토론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6일 폭스뉴스 주최 공화당 1차 TV토론에서 자신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물고 늘어진 켈리와 충돌한 뒤 이후 계속 갈등을 빚어왔으며, 그러던 중 아이오와 코커스를 나흘 앞둔 지난달 28일 폭스뉴스의 2번째 토론이자 공화당 7차 TV토론 진행자로 켈리가 다시 투입되자 토론 자체를 보이콧 했습니다.

이 때문에 폭스뉴스의 TV토론 시청률은 8.4%에 그쳐 1차 토론 당시의 15.9%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났고, 트럼프는 이후 자신이 토론에 불참해서 폭스뉴스의 시청률이 곤두박질 쳤다고 조롱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아이오와 코커스 패배를 기점으로 상황이 역전됐으며, 이에 폭스뉴스는 전날 3월 3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자사 주최 TV토론에 켈리를 공동 진행자로 투입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트럼프에 사실상 '끝장대결'을 선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