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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신년인터뷰] 언터쳐블, 예능에선 웃기고 음악에선 강렬한 ‘외유내강’ 듀오
입력 2016-02-06 13:12 
사진=이현지 기자
[MBN스타 유지훈 기자] 랩퍼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날카롭고 강하고 날선 말을 서슴없이 뱉는 사람이다. 물론 대부분의 랩퍼들이 대중의 편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언터쳐블은 대중의 편견과 이에 반하는 이미지를 가진 대표적인 힙합 듀오다.

언터쳐블은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비주얼을 가지고 있다. 디액션은 180cm, 슬리피는 189cm다. 과격한 스타일의 가사를 뱉어내던 그들이 2016년을 맞아 한복을 입었다. 뒷골목을 어슬렁거릴 것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꽃 도령만 남았다.

제 팬클럽이 생겼습니다. 60명 모았어요.(웃음) 지인들, 친구까지 합쳐서. 언터쳐블도 팬클럽이 있죠. 5년 동안 1500명. 팬 여러분들, 잘 먹고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돈 많이 버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슬리피)

올해 목표는 술을 안 마시는 겁니다. 아니, 술은 괜찮은데 술 마시고 운전하지 않는 겁니다.(웃음) 팬 여러분들은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디액션은 지난 1월 정식 솔로 디지털 싱글 ‘체크 잇 아웃(Check t out)을 발표했다. 디액션이 직접 프로듀싱에 나섰고, 오랜 시간 합을 맞춘 애스브라스(Assbrass)가 힘을 보탰다. 신곡 뮤직비디오는 뉴욕 할렘, 맨하튼, 브루클린을 오가며 미국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디액션의 묵직한 목소리와 서부힙합을 떠올리게 하는 간결한 비트가 어우러졌다.

사진=이현지 기자
미국으로 일하러 갔다가 뉴욕을 돌아다니다가 그 ‘체크 잇 아웃이 갑자기 떠올랐어요. 그 곡을 들으면서 주위를 돌아봤는데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그래서 한 직원을 데리고 영상을 찍고, 그게 뮤직비디오가 되고 그게 공개를 하게 된 상황이어서, 대충 만들었다는 건 아니지만 계획적인 것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그 장면들이 너무 완벽했어요.”(디액션)

디액션 음악 스타일이 약간 90년대 뉴욕출신 랩퍼들이 하던 느낌이 들어요. 너무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사운드를 본토에서 찍어낼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각자 하나씩 솔로를 하나씩 냈고 저희한테는 의미가 있어요.”(슬리피)

언터쳐블의 개인활동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슬리피는 ‘쿨밤 ‘에프/더블유(F/W)를 발표하며 멜로디라인이 돋보이는 음악을, 디액션은 10트랙이 담긴 믹스테잎(Mix Tape) ‘씻김굿과 ‘체크 잇 아웃으로 어둡고 강력한 음악을 선보였다.

사진=이현지 기자
같이 할 때는 뜨겁고 신선한 거에 중점을 둬요. 음침한 걸 하더라도 느린 걸 하더라도 트렌디 하게 방향을 많이 잡는 거예요. 2016년에는 언터쳐블 앨범을 냈으면 해요 싱글이 됐든 뭐든 괜찮아요. 기회가 된다면 제 솔로앨범은 미국에 가서 믹스와 마스터링 과정을 거쳐서 내보고 싶어요.”(디액션)

처음으로 솔로를 하나씩 냈어요. 그게 거의 8년만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요. 올해부터도 언터쳐블도 하고 솔로로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작업 날짜를 정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음악을, 못했던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슬리피)

언터쳐블은 2006년 레디 투 샷(Ready to $hot)이라는 싱글 앨범을 발표해 쉴 틈 없이 활동하고 있는, 데뷔 11년차 랩퍼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던 이력까지 생각한다면 그들이 뮤지션으로 활동했던 기간은 상상 이상으로 많아진다. 바스코가 있던 크루 지기펠라즈에 소속돼 강력한 음악을 선보였던 언텨쳐블은 2009년 정규 1집 ‘콰이어트 스톰(Quiet Storm)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다. 그들의 이런 음악적 변신은 ‘오버그라운드 진출 이후 너무 상업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랐다.

결국 우리가 고집이 없고 줏대가 없다는 이야기밖에 안되는데, ‘너희가 죽어도 안 돼라고 말했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면 저희도 할 말이 없잖아요. 저는 회사사람들이 좋았고 그 분들이 원하는 쪽으로 맞췄야겠다 했죠. 그리고 그때 힙합시장 자체가 다들 일렉 사운드를 합치면서 팝적으로 변하고 있던 시대였어요. 오히려 지금이 예전으로 돌아간 거 같은데, 그래서 저도 그 당시에 팝적인 음악도 좋았어요. 그랬던 시절이라 거부감도 없었고 ‘막나가자는 게 아니라 대중적으로 만들어보자는 느낌이 강했어요.”(디액션)

사진=이현지 기자
아무래도 신인이다 보니 선택권이 약 했어요 그리고 ‘너희가 하고 싶은 음악은 잘 돼고 하면 돼. 1위하고 난 다음에 너네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봐였어요. 그런데 1위를 못했죠.(웃음) 심하게 대중적인 음악을 하다보니까 팀 색이 좀 변했어요. 매니아 층이나 친한 친구들도 우리를 힙합하는 팀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 같아요. 우리 음악을 듣지 않던 사람들은 ‘가요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힙합하네하더라고요. 예전의 저희 모습을 못 알아봐주는 게 속상했어요.”(슬리피)

언터쳐블은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음악을 했지만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던 것은 슬리피의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출연이었다. 이런 현상은 언터쳐블에게 대중에게 알려질 기회인 동시에 씁쓸함을 남겼다.

오히려 예전에는 음악만으로 잘되는 시장이 있었죠. 노래가 좋아서 음악방송만 잘 해도 돈을 벌고. 요즘에는 아이돌도 너무 많고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너무 많고 일종의 포화상태가 됐어요. 한 달에 100개 이상의 앨범이 나오는데, 너무 씁쓸한데 돌아갈 수 없어요. 시대가 변하는 거잖아요. 앞으로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슬리피)

진득하게 음악을 듣기가 힘들어요. 좋아하는 가수의 반이면 갸우뚱하면서라도 들어야하는데 제목보고 음악 듣고, 그러면 뮤지션을 제목을 자극적으로 만들죠. 돈이 되는 연령층은 10대잖아요. 거기에 뮤지션이 맞춰가게 되는 거 같아요. 모든 사이트 순위가 다르고, 사람들도 알잖아요. 어떤 가수가 어느 소속사에 있고 배급사가 어디고. 결국 음악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세상이 됐어요.”(디액션)

사진=이현지 기자
‘음악만으로는 음악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언터쳐블은 다양한 예능 출연과 함께 그들만의 음악활동에도 매진할 예정이다. 그들은 이제 홀로, 혹은 둘이 함께 무대에 서서 관객들의 손을 흔들게 할 2016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키운다.

할게 산더미예요. 국악도 해보고 싶고, 완전 클럽 앨범도 내보고 싶고, 보컬 앨범도 내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게 되게 많습니다. 마음이 급해지는 건 있어요. 내가 과연 40살까지 할 수 있을까 해요. 지금 조금이나마 주목을 받을 때 하고 싶은걸 다 하고 싶어요. 2016년이 되니까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볼 겁니다.”(슬리피)

90년대 느낌에 꽂혔어요. 진짜 90년대 것을 들고 온 느낌을 내고 싶진 않고 ‘90년대 음악을 듣고 자란 애가 영향을 받아서 그걸 요즘 음악에 맞게 만들어서 선보이는구나 하게 느끼고 싶어요. 이번 솔로 앨범이 이것과 비슷해요. 2016년 우리를 주목해주세요.”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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