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연료 주입에 국정원 인사도 관심 "분위기 쇄신 필요했다"

북한 미사일 연료 주입에 국정원 인사도 관심 "분위기 쇄신 필요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 1, 2차장을 한꺼번에 교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고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극도로 조성된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여서 더욱 주목됩니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1차장에 김진섭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보융합비서관을, 2차장에 최윤수 부산고등검찰청 차장 검사를 각각 내정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북한의 대남전략 및 내부 상황에 대한 정보 파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대북 정보를 강화하고 국정원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두 가지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핵실험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데 따른 책임론이 대두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안보위협이 사이버테러 등으로 다양해지고 첨단수법을 동원하는 등 고도화된 가운데, 국정원의 대공수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강조해온 정치색 배제와 국정원의 전문성 강화의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및 해외 국익정보를 담당하는 1차장에 내정된 김 비서관은 국정원 공채로 북한정보단장과 북한정보국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국정원의 '북한통'이다. 안보실 정보융합비서관을 국정원 1차장으로 보낸 것은 청와대와 국정원의 호흡이 중요한 시기라는 점도 감안됐다는 평가입니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국정철학의 공유를 중시해 청와대 참모진을 내각에 중용해온 것의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공수사ㆍ대테러ㆍ방첩 등 보안 정보 담당인 2차장에 내정된 최 차장검사는 검찰의 '특수통'으로 40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 내정자는 사법연수원 22기로 현 김수민 2차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10기나 늦고, 나이도 13세나 적습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입니다.

최 내정자는 전주지검 차장 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지냈고, 2011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금품 비리 의혹 사건을 비롯한 굵직한 부패 범죄 수사를 지휘해왔습니다.

그동안 국정원 2차장 자리에 주로 검찰 '공안통'이 임명돼 왔다는 점에 비춰 이례적인 인사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사이버테러 위헙이 심각성을 더하는 상황인데다, 테러의 유형이 다양화 및 고도화되는 시점에서 대공수사 및 대테러 대응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특히 작년 12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지 2개월 만에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 2차장으로 발탁돼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검찰 내부에서 나옵니다.

최 내정자는 황수경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이라는 점에서도 시선을 끕니다.

이와 함께 국정원 차장들의 임용시기를 볼 때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차장 교체 인사의 타이밍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 한기범 1차장과 김규석 3차장, 이헌수 기조실장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에, 김수민 2차장은 간접증거조작사건의 여파로 물러난 서천호 전 차장의 뒤를 이어 2014년 7월에 임명됐습니다.

따라서, 집권 4년차를 맞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고 내부 인사의 숨통을 틔워주는 차원에서 1·2차장을 동시에 교체했고, 후속 인사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