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미국 시장 진출의 주요 관문인 미 FDA(식품의약국) 관절염 자문위원회를 앞둔 가운데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천 송도 공장을 방문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지난 2014년부터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항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허가를 시도해 온 셀트리온은 최근 전문가 집단의 FDA 자문위원회 일정을 잡는데 성공했다.
유 부총리는 4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공장을 방문해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창의적인 시도와 도전이 발목 잡히는 사례가 없도록 시장 관점에서 규제의 틀을 과감히 혁신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국내 바이오·제약 기술 수출 9조 3000억원 달성 등을 예로 들며 바이오헬스 산업의 긍정적인 상승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부에서도 이를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얀센의 블럭버스터 항체의약품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유럽(EMA) 허가를 획득하며 이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리지널제약사들이 많은 미국 시장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지난 2014년에야 오바마헬스케어의 일환으로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이 개정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법 개정 이후 셀트리온은 노바티스 관계사인 산도스의 바이오시밀러 다음으로 허가를 신청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잡혔던 자문위원회는 자료 보충 등을 이유로 연기됐다. 이 사이 산도스 제품 등 일부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받았다. 하지만 고가인 항체의약품 분야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를 대상으로 한 자문위원회가 여전히 최초다. 독립된 기구인 자문위원회는 FDA가 심사 중인 의약품의 품질·안전성·경제성 등에 대해 종합적인 의견을 제공한다.
오는 9일(현지시간) 열릴 관절염 분야 자문위원회는 FDA의 허가 여부 자체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지만 FDA 판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유 부총리에게 자사가 개발한 제품들에 대해 소개하며 향후 미국 진출 계획 등을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이면 바이오 기술 기반의 ‘바이오경제(Bioeconomy)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면서 실제로 세계 바이오헬스산업 시장 규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총성 없는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아직 1%대에 불과하지만 성장잠재력 만큼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오헬스 산업은 특허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분야”라며 기존의 법·제도로는 시도하기 어렵거나 당장 전국적인 도입이 어려운 신기술·신규유망 영역에선 규제프리존 도입을 통해 새로운 시도와 융복합 혁신이 마음껏 펼쳐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의료의 세계적 브랜드화, 제약·의료기기 산업 육성 등을 통해 바이오 헬스 7대 강국에 진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겠다”며 2월 중 투자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바이오헬스 분야의 새로운 서비스시장 창출과 혁신활동을 촉진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융복합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맞춰 정부에서도 칸막이식 부처 소관을 따지지 않겠다”며 부처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융복합 행정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의약품 개발 초기부터 최종 품목 허가단계까지 국내 당국과 해외 기관에 자문을 구하는데 유럽과 미국은 한 프로젝트에 20∼30명이 붙어 세세하게 자문해주지만, 식약처는 한 프로젝트당 3명 정도만 붙고 그마저도 부서 이동이 잦아 자주 교체된다”며 의약품 프로젝트에 더 많은 인력이 붙는다면 해외 자문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조시영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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