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심야 버스 서비스 ‘콜버스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4일 교통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심야 이동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콜버스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49.7%로 반대(20.5%)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교통연구원이 국토부의 의뢰로 실시한 이 조사는 지난달 서울 소재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여론을 반영해 콜버스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안을 고심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콜버스를 도입할 경우 이용하겠다는 의향을 가진 직장인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51.9%에 달했다. ‘이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28.5%였다.
스타트업 콜버스랩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콜버스는 이용자가 출발·도착 지점을 입력하면 전세버스가 실시간으로 경로를 설정해 이용자들을 태우고 내려주는 서비스다. 택시 잡기 힘든 심야에서 새벽 시간대에 운행하는데, 현재는 서울 강남ㆍ서초구에서만 시험 서비스 중이다.
하지만 승객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택시업계는 정부에 규제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노선이 정해지지 않은 버스 영업은 불법이라는 택시기사들의 민원이 쏟아지자 서울시는 지난해말 콜버스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저촉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콜버스는 사실상 전세버스와 같은 사업모델”이라며 세금·보험 등 논란거리도 없는 만큼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혀 양측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교통연구원 보고서는 심야 시간대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가 22.4%로 버스(8.7%)에 비해 2.5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콜버스 도입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했다. 세부적으로는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는 승차거부(41.7%)가 가장 많고, 불친절(11.2%)과 난폭운전(6.9%) 등이 뒤를 이었다. 개선방안에 대해선 심야시간 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26.1%로 가장 많아 콜버스 도입에 긍정적이었지만, 택시 종사자 처우개선(25.1%)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콜버스가 버스와 택시의 사각지대를 공략해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도 서비스의 필요성을 거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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