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업 구조개혁 총력전 나선 일본 ‘정유·전자 이어 철강도’
입력 2016-02-01 17:11 

일본 최대 철강기업 신일철주금이 업계 4위 업체 닛신제강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에 따라 일본 철강업계는 신일철, JFE홀딩스, 고베제강소 3강 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일본이 생산 과잉문제로 어려움으로 겪고 있는 석유화학, 전자에 이어 철강산업 구조조정까지 빠르게 진행하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일철은 이날 닛신제강 출자비율을 기존 8.3%에서 51~66%까지 끌어올려 내년 3월까지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는 2012년 10월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공업이 합병, 신일철주금을 설립한 후 일본 철강업계 최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신일철은 닛신제강 고로 가운데 하나를 정지시키는 등 중복사업을 정리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아르셀로 미탈에 이어 세계2위 철강사인 신일철은 이번 인수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발표는 중국산 철강공급 과잉으로 세계 철강업계가 적자가 시달리는 와중에 일본 철강업계가 재빠르게 구조개혁에 나섰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공급과잉 여파로 일본 주요 철강업체는 지난해 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경영 어려움을 겪어왔다.

석유화학, 전자에 이어 철강까지 신속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일본 산업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거품 붕괴이후 일본 산업 최대 고민은 업종마다 10여개 업체들이 난립하는 과당 경쟁이었지만 최근 1~2년새 신속하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통해 3~4개 기업이 과점하는 체제로 정비되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 구조개편은 아베 정권 들어 새로 제정한 산업경쟁력강화법(일명 원샷법)을 통한 세제 등의 지원과 과잉설비 공표 등을 통한 압박이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합병에 관여해 구조조정을 독려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에다 생각지도 못한 마이너스 금리까지 전격적으로 도입, 엔저를 부추기고 있는 점도 산업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장중 121엔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연초 115엔선까지 치솟았던 엔화값이 마이너스 금리 발표소식 이후 약세로 방향을 잡은 상태로 125엔선까지 엔화가 수직하락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엔화 약세로 산업구조조정을 마치고 원가를 줄인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게 된 셈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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