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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스케치] 조범현이 찍은 강승훈-이진영이 찍은 심우준
입력 2016-02-01 09:01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 중인 kt 위즈의 내야수 강승훈(왼쪽)과 심우준(오른쪽). kt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다. 사진(美 투산)=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이상철 기자]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kt 위즈의 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조범현 감독과 이진영은 대뜸 유망 선수 1명씩을 추천했다. 흥미롭게 두 사람의 선택은 엇갈렸는데, 그 점찍은 선수의 포지션은 같았다.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둘을 택한 셈이다.
조 감독은 ‘신인 강승훈을 지목했다. 2차 드래프트 8라운드 지명된 강승훈은 박세진, 남태혁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신인에게 발송된 초대권은 딱 3장. 다른 입단 동기의 부러움을 받을 수밖에.
조 감독은 철망 너머로 팀플레이의 내야 수비 훈련을 하던 강승훈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조 감독은 발도 괜찮고 수비를 잘 한다. 유격수 외 2루수, 3루수도 맡을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라며 올해 1군에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수비 실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김민재 수비코치는 강승훈에 대해 무엇보다 핸들링이 좋다. 신인으로 그 연령대에 비해 기본기도 잘 갖췄다”라고 평했다.
조 감독이 강승훈을 추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취재진과 마주한 이진영도 새 팀에서 생활하면서 눈길이 가는 선수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2014년 특별지명으로 kt의 유니폼을 입은 심우준. 강승훈보다 프로 2년 선배지만, 1살 어리다. 심우준은 고졸(경기고) 출신, 강승훈은 대졸(연세대) 출신.
이진영은 크게 성장할 선수가 몇몇 보인다면서 개인적으로 심우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발도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수비도 잘 한다. 부럽기까지 하더다. LG에 오지환이 있다면 kt에 강승훈이 있다”라고 밝혔다. 특급 칭찬이자 특급 기대다.
심우준은 지난해 1군에서 106경기를 뛰었다. 유격수 뿐 아니라 3루수도 맡을 수 있다. 김 코치는 (심)우준이는 무엇보다 발이 빠르다. 1군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깨닫고 열심히 하려는 자세가 보기 좋다”라고 전했다.
주전급은 아니다. 현재보다 미래가 촉망되는 이들이다. 공교롭게 둘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 박기혁의 뒤를 받치는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런 둘을 감독과 야수조 맏형이 눈여겨보고 높이 평가한 것은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기사를 읽다가 ‘지명을 받은 것에 깜짝 놀랐다. 프로의 지명을 받았을 때만큼이나.
강승훈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셨다니 기분은 좋은데 얼떨떨하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심우준도 3일 전 타격 훈련 때 (이)진영 선배가 나를 부르더라. 그러면서 타격 노하우를 알려줬다. 감사했는데, 내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강승훈과 심우준은 백업 유격수를 두고 경쟁한다. 둘 다 수비만큼은 자신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그게 싫지 않았다. 즐기니 실력 향상 속도도 빨랐다. 또래에 비해 수비가 뛰어난 이유다.
경쟁의 향방을 가를 건 타격.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약하다는 둘이다. 김 코치는 강승훈과 심우준 모두 경쟁의식이 강하다. 하나라도 더 하려 한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백업 유격수로 경쟁력이 있다. 누가 앞설 지는 실전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타격도 체크해야 하고”라며 말했다.
심우준의 지난해 타율 0.169였다. 수비에 비해 타격은 빛나지 않았다. 심우준은 지난해 찾아온 기회를 못 잡았다. 올해는 다르다. 이번에는 기회만 주신다면, 반드시 보답하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강승훈도 각오를 다졌다. 강승훈은 일단 캠프를 마칠 때까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1군에 올라가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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