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후 면세점` 경쟁 불붙은 대학가
입력 2016-01-31 17:26  | 수정 2016-01-31 20:33
대학가 대표 상권으로 통하는 이대와 홍대 인근에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겨냥한 '사후 면세점'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서울 지하철 이대역에서 대학 정문으로 이르는 길에 자리한 '예스 에이피엠(YES apM)' 건물에는 '국내 최대 규모 사후 면세점'이라고 현수막을 내건 RGO 면세점이 들어섰다. 신촌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건물들이 수년째 텅 빈 가운데 그나마 생기를 보이는 곳은 유커를 상대로 한 화장품·건강식품 매장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일대에선 오는 3월 사후면세점 전문기업인 엘아이에스(LIS)가 백화점 형식으로 사후면세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른바 '미니 면세점'이라고도 하는 사후면세점은 작게는 165~330㎡ 남짓한 중소형 매장을 임차해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2~3년 전부터 대학가 상권 투자의 틈새시장으로 부각됐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세금을 뺀 가격으로 판매하는 일반 면세와 달리 물건을 산 후 세금을 돌려주는 택스 리펀드로 운영하는 형식으로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할 수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홍대 인근에선 유커들이 몰려든 가운데 서교·연남동 일대에 미니 면세점이 40곳 가까이 들어섰고 망원·성산동 인근까지 이들을 상대로 화장품이나 김, 김치 등을 파는 사후면세점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
사정은 갈린다. 합정역에서 홍대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있는 한 화장품 전문 사후면세점은 평일과 주말에도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지 인근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중국인 자본가들은 화교 등을 통해 마포 일대 땅을 사들여 가게를 차린 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조선족을 채용해 현지 여행사와 공동 사업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번듯해 보이는 면세점도 운영이 어려워 눈치 작전을 벌이는 것은 물론 투자자들 간에 갈등이 생긴다는 말이 도는 와중에 롯데백화점 같은 대형사가 홍대와 가로수길에 사후면세점을 내기로 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측과 별다른 인맥 없이 섣불리 사후면세점을 차렸다가 장사가 안 돼 부동산 매물로 등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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