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세돌과 인공지능 컴퓨터의 바둑 대결? 구글 "승률 50대 50"
입력 2016-01-29 08:50 
이세돌/사진=연합뉴스
이세돌과 인공지능 컴퓨터의 바둑 대결? 구글 "승률 50대 50"

"알파고(AlphaGo)에 사용된 방법들은 모두 범용성을 지니고 있다. 언젠가 기후 모델링, 복합성 질환 분석 등 오늘날 사회의 어렵고 골치 아픈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쓰일 것이다."

기계로는 처음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이긴 인공지능(AI)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28일 알파고의 미래 역할을 이렇게 예상했습니다.

하사비스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의 기자들과 화상으로 연결해 알파고의 개발 과정과 학습 방법 등을 소개했습니다.

하사비스는 "바둑에서 이기려면 바둑판의 형상을 인지하는 기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바둑을 더 잘 둘 수 있는 학습 역량, 모든 가능성을 검색하는 탐색 트리 기법 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능력을 현실 세계에 대입하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구조를 찾아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범용적인 알고리즘을 갖게 된 셈"이라며 "결국 바둑이라는 게임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사비스는 알파고가 미래에 활용될 사례로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여행 숙박을 예약할 경우 AI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기존에 묵었던 숙소 정보와 동선, 선호하는 관광지 등을 학습해 선호도를 이해하고 자동으로 추천하고 여행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짜줍니다.

의학 분야에서는 AI 스스로 환자 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뒤 적절한 진단 계획을 수립하는 능력을 학습해 특정 질병에 걸맞은 진단과 치료 계획을 직접 세울 수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알파고와 기존 바둑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로 '자가학습'을 꼽았습니다.

기존 프로그램이 방대한 바둑 규칙과 경우의 수를 무작위로 입력하고 검색해야 했던 것과 달리, 알파고는 기본 데이터를 토대로 '심층 신경망'과 '강화 학습'이라는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 스스로 연결고리를 조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는 법을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훈련을 통해 알파고는 기존(44%)보다 높은 57%의 확률로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바둑 프로그램과의 경기에서는 총 500번의 대국에서 1번만 패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강화학습 연구를 총괄한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머신러닝이 효과가 있으려면 실제 유효한 데이터가 물론 있어야 하지만 데이터가 풍부하지 않아도 자가 학습해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알파고의 능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신경망을 통한 기계의 학습 능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봤다. 실수할 가능성도 물론 있으며 다만 반복적인 학습으로 그 확률이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사비스는 오는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승률을 50대 50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저희도 자신 있지만 이세돌 9단도 상당히 자신 있어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며 "만일 진다면 당연히 재도전을 고민하겠지만 세부적인 계획은 일단 대국을 치르고 나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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