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경환 부부, TK 함께 누비며 `뼈 있는 말과 행동`
입력 2016-01-28 16:28 

친박 실세이자 TK(대구·경북)의 터줏대감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청도, 3선)이 TK 지역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1년6개월간 경제부총리직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온 최 의원이 부인과 함께 연일 TK지역 곳곳을 돌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쏟아내자 최 의원이 본격적인 TK 세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대구 달서을이 지역구인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에 한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속엔 윤 의원 내외가 최 의원의 부인인 장인숙 여사를 가운데 두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윤 의원은 페이지에 ‘사모님께서 격려차 당협사무실을 찾아오셨다. 최 부총리께서 꼭 위로해 드리라는 말씀을 했다고 한다고 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보자기로 포장된 하나의 선물박스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이 게시물엔 158명이 ‘좋아요가 달렸고 ‘(방문이) 많은 힘이 되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치열한 진박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최 의원의 부인이 대구 현역 의원 사무실에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의외다. 게다가 이곳엔 진박을 자처하며 현역 물갈이를 외치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지역정세에 밝은 새누리당 관계자는 28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장 여사의 방문은 최의원이 본격적으로 TK 판을 움직이기 위한 전초전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3일 국회로 복귀한 최 의원은 나는 평의원이다”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당초 정치권의 예상을 반박했다. 이후 차분히 몸풀기에 나섰던 그는 박근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스위스서 열린 다보스 포럼을 다녀온 뒤 예열을 마치고 본격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TK지역에 불어닥친 ‘현역 물갈이론이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데다 진박을 자처하며 똘똘뭉친 예비후보들이 되레 역풍을 맞으면서 최 의원이 서둘러 등판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5일 오전 일정을 마치자마자 경북 구미갑 예비후보로 나선 백승주 전 국방부차관의 모친상 빈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김광림, 이철우 의원 등 TK의원들을 만나며 존재감을 알린 그는 같은날 저녁 지역 언론과의 식사에서 작심발언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정부 힘들때 TK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며 정권이 힘들때 도대체 뭘했는지 모르겠다. 저와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모든 의원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TK 새판짜기를 예고한 대목이다.

그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진박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줄줄이 찾아가 힘을 보태줄 계획이다. 30일엔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대구북구갑), 2월 1일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중·남구), 윤두현 전 대통령 홍보수석(대구 서), 2월3일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동구갑)의 개소식이 예정돼 있다. 진박 6인방 중 5명의 후보가 최 의원의 구원 등판에 맞춰 줄줄이 개소식을 여는 셈이다.
대구 지역과 당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설 전후로 직접 대구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2월초 구정 연휴를 앞두고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과 관련된 현지 분위기 점검차 대구를 방문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최 의원이 TK지역을 진두지휘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결국 TK 표심은 박 대통령의 행보에 달려있는 것 아니냐”며 박 대통령이 총선 전에 어떤식으로든 대구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비박계인 이병석 의원(포항북구)에 대한 사정 수사로 TK지역에선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국회에는 포스코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26일 접수됐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떳떳하면 자진출두해 소명하라”며 이 의원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TK 중진인 이 의원이 비리 혐의로 사실상 20대 총선 출마가 어려워지면서, 대구·경북에선 이같은 비리혐의에 발목잡히지 않기 위한 내부 단속에 단단히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구 지역구의 한 보좌관은 매번 총선을 앞두고 확인이 안되는 루머와 예상치 못한 비리사건들이 발생했다”며 이번 총선 역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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