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보맘 두 번 울리는 손목건초염, 진짜 해결책은?
입력 2016-01-26 14:46  | 수정 2016-01-26 18:06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나 손목 나갔어 언니.”
출산한지 200일이 채 안 된 사촌동생이 하소연했다. 아기와 씨름하느라 종일 좌충우돌 중인 이 초보엄마는 육아만큼이나 무시무시한 ‘건초염과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건초염은 힘줄을 싸고 있는 활액막 자체 또는 활액막 내부에 생기는 염증(출처: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을 일컫는다. 주로 손목에 무리가 가해질 경우 발생한다. 날카로운 물체가 엄지손가락과 연결되는 손목뼈를 세게 찌르는 듯한 느낌 혹은 저릿한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특히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엄마들에게 종종 나타난다. 임신 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관절이나 인대가 이완된 상태에서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쉽게 발생한다.
공교롭게도 갓 엄마가 된 지인이 다수인 필자는 최근 적잖은 손목 건초염 유경험자를 만나왔다. 주위 사례만 봐도 임산부 열 명 중 서너 명이 손목 통증을 호소했다. 가깝게는 필자 자신도 임신 중기부터 같은 증세에 꽤 오랫동안 시달렸다.

증상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손목이 덜걱거리는 느낌으로 감지된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보자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벌렸을 때 130~40도 정도 벌어져야 정상이겠으나 건초염에 걸렸을 당시엔 90도는 커녕 60도 정도로 벌리는 것도 고통스러웠다.
키보드를 치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펜을 쥐고 글씨를 쓰기도 어려웠다. 젓가락질도, 양치질도 고역이다. 웬만한 냄비 뚜껑을 한손으로 들어 올리는 것 역시 만만치 않았다. 손목에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가는 일은 다 어려웠다. 그야말로 일상의 붕괴다.
결국 의료용 손목보호대의 도움을 받았지만, 보호대를 착용한 채 하루 종일 타자를 치고 있으니 증세가 나아질 리 만무했다. 통증이 심해지는 밤이면 진짜 ‘아파서 눈물을 찔끔 흘린 적도 있었다.
임신과 관계있는 건초염의 경우에는 분만 후 수개월 이내에 증세가 사라진다는 게 이론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여의치 않다. 관절이 이미 약해진 상태에서 10kg에 육박하는 아기를 들어 올린다거나 앉혔다 눕혔다 하는 과정에서 손목에 지속적으로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집안일을 놓을 수 없는 주부의 숙명도 한 몫 한다. 가제수건을 삶은 뒤 손목을 비틀어 짜다가 다소 완화됐던 건초염이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주부들이 흔히 겪는 명절증후군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보편적인 치료법으로는 부목 고정,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양평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최연호 과장은 스테로이드 주사 등에도 반응이 없거나 재발했을 시 수술적 치료를 택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비교적 효과가 좋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가급적 손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가장 좋다. 아기를 직접 팔로 안아주기보다는 아기띠를 이용하거나 업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남편과 육아 및 가사 분담을 통해 손목에 최소한의 쉴 시간을 주는 것도 좋겠다.


[디지털뉴스국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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