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코스피 팔고 코스닥 샀다
입력 2016-01-26 09:36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최장 기간 동안 ‘팔자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도리어 순매수 행진을 펼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연속 순매도했다. 36거래일 연속 ‘팔자라는 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셈이다. 순매도액은 6조329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수 우위의 투자 행태를 보여 순매수액이 4362억원에 달했다. 총 36거래일 중 순매도일은 15일에 그쳤고 나머지 21일은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수액이 많은 코스닥 종목은 카카오와 셀트리온, CJ E&M, 메디톡스, 오스템임플란트, 뉴트리바이오텍, 비아트론, 뷰웍스, 인터파크홀딩스, 이오테크닉스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로 대형주에 집중하는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 순매수에 나선 것도 흔하지 않은 데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대해 다른 접근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03년 이후 13년 동안 외국인의 연간 누적 매매실적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팔자(순매도)와 ‘사자(순매수)로 상반된 해는 금융위기 전후인 2005년과 2007년, 2009년 등 3년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세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분분한 편이다.
대규모 기관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면서 코스피에서는 ‘팔자 행진이 나타났으나 상대적으로 외국인 비중이 낮은 코스닥은 이 같은 매도 분위기에서 비껴갔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2일 기준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을 보더라도 코스닥(10.25%)은 코스피(31.68%)의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개별종목 위주의 장세여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나타났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팀장은 최근의 행태를 두고 코스닥만 산다는 식으로 시장 흐름을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스닥 상장사의 질적 향상과 성장성 확보 등으로 인해 외국인의 시각이 장기간에 걸쳐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 중 정보기술(IT)과 바이오, 게임 업종 등이 안정적인 성장성을 가진 것으로 외국인에 인식되고 있다”며 특히 성장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매수세에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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