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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개그人] ‘서운타’ 윤효동·이수빈이 첫 무대에서 오열한 이유
입력 2016-01-24 15:21 
사진제공=SBS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들을 만나봅니다. ‘멋있음 대신 ‘웃음을 택한 용기 있는 자들이 꿈꾸는 코미디는 어떤 모습일까요? 웃음 뒤에 가려진 이들의 열정과 고통, 비전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SBS ‘웃찾사의 새로운 코너 ‘서운타, 이들의 노력과 땀이 빚어낸 웃음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서운타는 신인개그맨 윤효동, 이수빈과 ‘베테랑인 김형인이 합세해 선보인 코너로, 성형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 딸과 이를 받아치는 엄마의 대화가 쫀쫀하게 이어져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대화만으로 이렇게 웃음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에 신선함을 느낀 많은 시청자들이 ‘서운타의 영상을 다시 찾았고, 다시보기 영상은 벌써 130만 뷰를 돌파했다.

심상치 않은 반응에 아직 ‘서운타 팀은 얼떨떨한 분위기다. 인터뷰마저도 개그의 한 코너인 마냥 웃음이 끊기지 않는 유쾌한 이들을 만나 ‘서운타가 탄생하게 된 계기와 각오를 들어봤다.



Q. ‘서운타가 첫 방송 되자마자 SNS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반응을 느끼고 있나.

A. 나는 SNS를 안 한다. SNS 안 하는 개그맨이 딱 둘이 있는데 그게 강성범 형과 저다.(웃음) 그래서 그런지 반응은 잘 못 느끼겠다. 처음에 1회 나갔는데 동료들이 ‘백만 뷰 넘었다고 말해주더라. 그런데 뭘 알아야 기뻐하지.(웃음) 주변에서 그게 ‘대박이라고 해서 기쁘긴 하지만 티를 내면 주변에서 하도 놀려서 겉으론 ‘쓸데없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김형인)

(김)형인 오빠가 이렇게 좋아한지 몰랐다.(웃음) 원래 감정 표현을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정말 몰랐는데 이렇게 기뻐했다니. 전 반응 다 검색해본다. 댓글 하나하나 다 본다. 형인 오빠는 아이디어 안 짜오고 댓글만 검색한다고 혼내신다.(웃음) 하지만 아직 2회 밖에 방송이 안 됐고, 알아보는 분도 한 명도 없어서 달라진 걸 막 느끼진 못한다. 단 한 가지 달라졌다면, 어머니께서 원래 전화를 안 하셨는데 이젠 30분 마다 한 번 씩 전화하신다.(윤효동)

전 아버지가 속상해하셨다. 첫 방송 보고 ‘이제 만족하니? 이러셨다.(웃음) 제 얼굴이 웃음 소재가 돼서 그러신 것 같다. 2회를 보고 나서야 재밌다고 해주시더라. 무언가 내려놓으신 것 같다. 어머니께서는 제 눈에 특수분장 하신 줄 알더라. 안 했는데. 그래도 부모님께서 좋아해주셔서 정말 기분 좋다.(이수빈)

사진제공=SBS


Q. 김형인 씨는 데뷔한지 14년차 베테랑 개그맨이다. 이효동, 이수빈과 같은 신인 개그맨들과 호흡을 맞춘 이유는 무엇이 있나.

A. (윤)효동과 (이)수빈이 14기다. 이제 3년차, 만 2년 된 건데 신인은 늘 그렇듯 항상 선배들의 방송을 받쳐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일명 방송 적응의 기간인데, 나는 원래도 그걸 반대했다. 그렇게 시작하면 그거 밖에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코너 짜고 욕심 있게 해야 한다.

그 와중에 이 둘이 극장에서 공연을 짜고, 망하고, 좌절하면서도 또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코너를 짜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예쁘더라. 정말 도와주고 싶어서 계속 지켜봤다. 공을 많이 들은 코너들이 잘 안됐는데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니 맘 먹은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텐데 이 악물고 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특히 여자 후배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코너를 짜서 올리는 건 정말 별로 없다. 이 두 명이 그 중 하나였다.

‘서운타는 이 친구들이 오래 전부터 만들고 닦아온 아이디어인데 제 코너는 아니지만 밤새서 같이 도와주고 모니터링을 해줬다. ‘노력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라고 했다. 난 둘이 해서 ‘빵터졌으면 싶었는데 제작진은 조금 부족한 부분을 제가 함께 해서 보완해달라고 조언을 해주더라. 진짜 욕심은 두 사람이 ‘엑스트라 생활 없이 탁 터지는 걸 보고 싶었는데. 누가 보면 저더러 ‘숟가락 올린다고 할까봐 무섭다.(웃음)(김형인)


Q. 그렇다면 윤효동, 이수빈 씨는 둘이서 함께 하게 된 계기는 있나. 김형인 씨와 팀을 이룬 이유도 밝혀 달라.

A. 김형인 선배님께는 우리가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함께 해달라고 말이다. ‘서운타 코너는 공채가 되자마자 14기들이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짠 코너다. 그 때 잠깐 했다가 다시 부활시키게 된 거다. 제가 코너를 하나 짜면 잘 못 버린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안 좋다고 하는데 이게 운 좋게 걸렸다.(윤효동)

사진제공=SBS


윤효동 언니와는 스타일이 잘 맞았다. 저도 하나를 하게 되면 불안해서 계속 연습하는 스타일인데 언니가 그랬다. 그래서 늘 옆에서 연습하고 있더라. 그런 스타일도 잘 맞았고, 개그 궁합도 잘 맞았다. 특히 코너를 짜면서 한 번쯤 싸울 법도 한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계속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이수빈)

사실 코너를 짜게 되면 예민해진다. 그런데도 수빈이가 그걸 잘 맞춰준다. 또 수빈이가 연기가 잘 되는 친구다. 그래서 제가 뭘 던져도 연기를 잘 받아쳐줘서 호흡이 잘 맞는다. 김형인 선배님은 항상 새 코너 짤 때마다 동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조언을 구하는 상대다. ‘서운타에도 도움을 정말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윤효동)


Q. 처음으로 메인으로 나서는 코너가 아닌가.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묻고 싶다. 또한 첫 무대를 끝낸 소감은 어땠나.

A. ‘서운타가 제가 메인이 되는 첫 코너다. 전에는 무대에 오르는 분들을 보면서 ‘저기 서서 하면 어떨까 상상만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선배님들께서 무대 위에서 ‘3년간 정말 열심히 연습한 친구라고 저를 소개해주니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나더라. 여기서 안 터졌다면 방송에 또 전 못 나왔을 텐데 관객들이 웃어줘서 전 방송에 나갈 수 있지 않았냐.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입을 뗐는데 정말 펑펑 눈물이 났다.(윤효동)

저도 정말 슬펐는데 다들 효동 언니만 ‘울지 마라고 위로해주더라. 저도 울었는데 아무도 모르는 거다.(웃음) 나도 눈시울 붉어지고 촉촉해졌는데. 저도 정말 많이 울었다. 그런데 작은 눈 때문에 알아주는 이 없이 묻혔다.(웃음)(이수빈)

첫 무대가 정말 짧은 순간인데, 많은 생각들이 나더라. 때로는 제게 넌 이 길이 아니라고 말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도 얼굴이 생각나면서 절 믿어준 사람들도 하나 둘 떠올랐다.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어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윤효동)

전 처음에 이 코너를 할 때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제가 멘트를 잘 맞춰줘야 언니의 개그개 더 잘 터질 수 있으니까 긴장이 되고 부담감이 생기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안 웃으면 내 탓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러니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이수빈)

제가 메인으로 나서는 게 사실 아직도 부담스럽다. PD님께서 많이 보살펴주신 것도 있고, 김형인 오빠가 마음 편히 먹으라고 해줬다. 정말 감사한 게 오빠가 ‘NG 나도 상관 없으니 오빠 믿고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정말 선배님 믿고 했다. 긴장해서 때로는 대사 다 잊어버려도 막상 무대 위에서 오빠 얼굴을 보면 바로 ‘여보,여보가 나온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 습관처럼 대사가 나오는 것 같다.(윤효동)

사진제공=SBS


Q. ‘쪼크 쪼크, 미스테이크라는 유행어가 첫 방송부터 터졌다. 이미 많은 관객이 따라하더라. 이게 유행어가 될 것이라 알고 있었나.

A. 사실 몰랐다. 저는 무엇보다 ‘미스테이크라는 뜻을 모르고 했다.(웃음) 애드리브를 하는데 ‘쪼크 쪼크 뒤에 뭔가 붙어야 입에 달라붙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미스테이크를 외쳤는데 그게 반응이 좋더라. 첫 녹화 뜨고 집에 와서 룸메이트인 (홍)윤화에게 ‘미스테이크가 뭐냐고 물었다. 윤화가 ‘그것도 모르고 한 거냐. 그럼 왜 그걸로 짠 거냐고 묻더라. 그래서 ‘라임이 좋아서라고 답했더니 윤화가 그냥 헛웃음 지으면서 ‘잘 짰다고 해줬다.(웃음)(윤효동)

사실 우리는 ‘서운타~라는 걸 유행어로 밀려고 했다. 뜻밖에도 ‘쪼크쪼크 미스테이크에 반응이 좋더라. 김형인 선배님이 그게 귀엽다고 밀라고 했는데 예견이 적중했다. 그래서 그런 유행어가 탄생하게 됐다.(이수빈)


Q. 사실 가족을 소재로 한 개그는 거의 비슷할 수밖에 없지 않나. ‘서운타는 다른 가족 개그와 차별점을 두고 있나?

A. 코미디라는 게 공감을 줘야 하기 때문에 가족 개그도 비슷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엄마 같다는 말이 나와야 하니 말이다. 대신에 우리는 수빈이를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얼굴을 놀리기만 하면 웃고 나서 찜찜해지니 그 사이에 부모자식간의 정이 담긴 멘트를 추가하면서 정겨움도 넣으려고 했다.

이를 잘 집어낸 게 ‘맹장미인이다. 수빈이의 눈을 못생겼다고 솔직히 저도 싫고, 얼굴만 보이지 않겠냐. 그래서 ‘맹장미인을 꼽았다. 얼굴이 아닌 다른 곳에 포인트가 가도록 만든 거다. 이런 식으로 전에 없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차별화는 그런 부분에서 나오는 것 같다. 얼마 전 길에서 수빈이를 보고 한 학생이 ‘그 맹장 아니야?라고 말하더라. 수빈이에 ‘눈 작은 애가 아니라 ‘맹장이라고 말해준 것 자체가 우리의 노림수가 통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이상 김형인)

사진제공=SBS


Q. 2016년을 ‘서운타로 기분좋게 시작했다. 그렇다면 2016년 바라는 점이나 ‘서운타를 향한 기대를 한 마디씩 남겨 달라.

A. 어떤 코너로 남는가는 시청자의 평가에 달린 일이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연말 시상식에 (윤)효동이가 신인상을 받는 거다. 제가 효동이에 ‘네가 신인상 받으면 꽃다발 들고 가겠다고 했다. 효동이와 수빈이가 다른 코너도 잘 준비하고 콤비 플레이를 하기도 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하면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또 이런 친구들을 보면서 후배들이 좀 느꼈으면 좋겠다. 사실 진짜 바라는 건 바로 그거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욕심있게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말 개그를 하고 싶어서 개그의 길을 걷고, 힘들어도 정면으로 싸울 수 있는 강단 있는 친구들이 신인 개그맨으로 들어와줬으면 좋겠다. 이런 친구들이 많아진다면 분명 점차 ‘웃찾사도 더 잘 될 것이다.(이상 김형인)

‘서운타는 제게 엄청 소중한 코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8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고, 부모님께서도 많이 반대를 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오게 된 게 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코너에서는 김형인 오빠가 남자친구로 나왔으면 좋겠다.(웃음) 농담이고 그만큼 함께 했으면 싶고 늘 든든하게 있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윤효동)

‘서운타 말고도 언니와 좋은 코너들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코너도 잘 무대에 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얼굴을 좀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할 테니 시청자 분들께서 열린 마음으로 우리의 개그를 보면서 편하게 웃어주신다면 그뿐이다.(이수빈)


◇ ‘서운타 팀은 누구?

SBS 7기 공채개그맨 김형인과 14기 윤효동, 이수빈이 함께 만든 코너인 ‘서운타는 지난 10일 ‘웃찾사에서 첫 방송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형인은 2003년 데뷔한 14년차 베테랑 개그맨이다. 윤효동과 이수빈은 2014년 데뷔했다. 특히 윤효동은 홍윤화의 룸메이트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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