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업 초읽기 금호타이어 노조, 영업익 60% 줄었는데 "400만원 보너스 달라"
입력 2016-01-22 15:37 

지난해 39일간 파업으로 대규모 손실을 야기한 금호타이어 노조가 또 다시 파업에 나설 태세다. 올해 상반기로 예상되는 금호타이어 매각에 강성노조가 큰 암초로 부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2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문제를 논의했다. 전날 사측과의 임단교섭이 결렬된데 따른 후속 조치다. 노조는 앞서 협상결렬시 파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공언한바 있어 내주초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부분파업 기간중 사측과 협상을 병행할 것으로 보이나 논의에 진전이 없으면 전면파업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노사협상에서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일시금 지급규모와 성격이다. 노조는 지난해 5월 임금협상 개시와 더불어 사측에 특별상여금 형식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했다. 사측에 따르면 노조측이 협상장에서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일시금 규모는 1인당 450만원 수준이었다. 앞서 201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임금을 25.6% 올리고 워크아웃 졸업 축하금을 510만원씩 지급한 사측은 노조 요구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이미 임금이 업계 최고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사측은 대신 노조가 임금피크제에 합의할 경우 격려금조로 1인당 3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8월17일부터 9월20일까지 35일간 전면파업, 앞서 4일간 부분파업을 포함하면 39일의 역대 최장기간 파업을 벌였다. 전면파업이 이뤄지는 동안 사측은 15일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해 파업을 푼 노조는 10월말에 협상테이블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후 협상도 겉돌았다. 노조는 당초 요구한 450만원과 큰 차이가 없는 규모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임금피크제 도입과 상관없이 지급할 것을 주장한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문제는 다음번 임단협상으로 넘길 것을 주장해 이와 관련한 구체적 논의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지난해 파업으로 금호타이어는 1500억원의 직접 매출손실을 입었고 그 여파로 3분기에 60억원 영업손실과 55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5년 6개월, 23분기만의 영업익 적자전환이었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1500억원 수준으로 2014년 3584억원에서 60% 가까이 감소했다. 1인당 400만원이 넘는 특별 보너스를 안길 경영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측은 당초 특별상여금 성격이었던 노조측의 일시금 지급 요구가 지금은 파업기간 발생한 임금손실 보전 목적으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39일간 파업으로 1인당 약 420만원가량 월급을 덜 받았는데 이걸 채워달라는 요구로 본다는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슬쩍 비껴가려는 꼼수”라며 임금피크제 도입이 전제되지 않는 일시금 지급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금호타이어보다 경영상황이 양호한 경쟁사들이 이미 도입한 임금피크제를 계속 회피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정년을 61세로 늘리는 수정안까지 제시한 상태다.
노조리스크는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 42%를 확보한 채권단이 최대주주다. 채권단은 올해 상반기중 금호타이어 매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기본적으로 이익을 내는 영업구조에다 중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상 매력도는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미쉐린 타이어, 요코하마 타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노조다. 업계 관계자는 강성노조와 노사관계 리스크가 금호타이어의 매력을 크게 감퇴시키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매각가가 시장기대에 못미친다면 제일 원인은 노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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