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KTX 열차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수정(문채원 분)과 재현(유연석 분). 자꾸 눈길이 가는 매력적인 수정에게 재현은 저…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구요”라는 한 마디를 건넨다. 10년 연애, 일편단심에 안 하는 것 참 많은 이 시대의 철벽녀 수정은 당황스러움도 잠시 철벽 방어로 재현의 유혹에 맞선다./‘그날의 분위기
[MBN스타 최윤나 기자]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대중들에게 제대로 눈도장 찍은 배우 유연석이 그간 다양한 여배우들과 작품을 하다가 이번엔 영화 ‘그날의 분위기를 통해 문채원과 로맨틱 코미디로 호흡했다. 문채원과의 로맨틱 코미디라니 안 볼 수 없는 영화를 만들어내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유연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응답하라 1994 이후 진짜 많이 바빠졌죠. 작품을 텀을 두고 할 수도 있었는데, 쉼 없이 달려왔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못 쉬었죠. 예전에 하고 싶은 작품도 좀 못했던 작품들도 있었고,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기회가 안 돼서 못 보여드리곤 했는데 기회가 주어져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
그의 말처럼 ‘응답하라 1994가 끝난 이후 영화 ‘제보자 ‘상의원 ‘은밀한 유혹 ‘뷰티 인사이드, 드라마 ‘맨도롱 또똣으로 유연석은 쉴 새 없는 활동을 이어갔다. 팬들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배우로서는 조금 힘든 시기였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벽을 뚫는 남자로 뮤지컬까지 도전했다.
(배우로서) 인정받고 그러기 전까지는 전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 잘할 수 있는 걸 시작했고, 그리고 인정받은 이후에는 진짜 하고 싶었던 것들에 의지를 담아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예전보다 조금 더 목소리를 내서 제가 하고 싶은 작품들 위주로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뮤지컬이나 무대라는 공간도 사실 제가 그 전에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들었던 분야였거든요. 근데 할 수 있게 돼 좋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몸이 힘들어도 열심히 하고 있죠.”
쉼 없이 달려온 유연석의 노력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후 반짝 스타가 아닌, 점차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다양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인지도 있는 배우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리매김이 흥행으로 직결되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흥행이 되고 안 되고는 배우가 그렇게 집착하고 고민해야하는 부분 같진 않아요. 흥행은 시작하기 전에도 점칠 수 없고, 끝나고 나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특히나 요즘은 쉽게 점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배우들의 고민만으로 달라지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걸 가지고 집착하거나 일희일비하고 그러진 않아요. ‘응답하라 1994 하기 전에도 ‘올드보이를 하고 나서 그런 수많은 과정들이 많아서(웃음). 이러다가 잘 되는 작품이 있겠죠. 그게 특히나 ‘그날의 분위기였으면 좋겠고요.”
사진=이현지 기자
‘그날의 분위기는 극중에서 유연석이 문채원에게 저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구요”라는 발칙하면서 자극적인 말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이 대사를 처음 본 여자에게 건네는 남자를 연기하는 유연석에게,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제가 생각했던 건 제가 그 대사를 할 때 어떻게 비호감으로 보여지 지 않게 하냐는 거였어요. 여성분들은 부담스럽다고 할 수 있는 신이니까요. 처음 만난 여자에게 들이대고, 자유연애를 지향하는 이 사람도, 처음부터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무언가 다 쏟아 부은 사랑에서 상처를 받은 트라우마나 아픔이 있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했죠. 과거의 아픔이라던 지 그런 부분들이 후반부에 보여 지면 결국엔 이 캐릭터가 비호감으로 안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죠.”
다른 작품들보다 각이 서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연기할 때도 현장에 계산은 하지 않고 갔죠. 제목처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연기도 달라져도 될 것 같고. 방법론적으로 제가 기존에 했던 것과 다르게 가져가다보니,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처음해본 캐릭터인데 잘 어울린다 혹은 원래 그런 것 아니냐고 하시는 것 아닌가 모르겠어요(웃음).”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