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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두산 최강 5선발 마지막 퍼즐
입력 2016-01-10 05:51 
노경은은 선발로 복귀할까? 노경은이 두산 베어스의 최강 선발진 탄생의 마지막 퍼즐이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가 2016시즌 최강의 5선발 체제를 꾸릴 수 있을까. 그 마지막 퍼즐은 노경은(32)이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무식 이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노경은의 선발 재전환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했던 신예 선수들을 올 시즌 어떻게 활약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직후 나온 대답이었다.
김 감독은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면서 노경은이나 재활 선수들의 상태를 봐서 그들이 앞쪽으로 가느냐 뒤쪽으로 가느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핵심은 노경은이다. 김 감독은 본인에게도 (그것이 좋을 것 같다), 결국 한 쪽으로만 준비를 시킬 것인데 그 구상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노경은이 어떤 보직을 맡게 될 지를 결정할지가 스프링캠프에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미 선발 4자리는 굳어졌다. 외인 더스틴 니퍼트-유희관-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으로 이어지는 외인 2명, 토종 2명, 우완 2명, 좌완 2명의 대단히 균형 잡힌 로테이션이다.
보우덴의 올 시즌 활약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이미 리그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선발진이다. 특히 니퍼트가 제 위력(PS 5경기 3승 32⅓이닝 ERA 0.56)을 찾았고 토종 좌완 원투펀치의 안정감(지난시즌 30승 합작)이 돋보이는 데다 5선발 자원(이현호, 허준혁, 진야곱, 남경호)까지 풍부하다는 점에서 이미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노경은은 거기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자원이다. 물론 현재로선 보직이 미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과 두산 코칭스태프가 다시 노경은 선발 재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노경은 개인에게 우선 분위기 반전과 부진탈출이 절실하다. 노경은은 2003년 두산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이후 줄곧 미완의 대기였다. 그러다 2011년 44경기(평균자책점 5.17)을 거쳐 2012년 2번의 완봉승 포함 12승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비로소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어 2013년에도 30경기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10승을 올린 투수가 됐다.
이후 2014년은 알다시피 노경은에게 악몽같은 한해였다. 밸런스와 자신감이 완전히 무너졌음에도 계속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송일수 전 두산 감독의 이유를 짐작 할 수 조차 없는 계속된 기용으로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2015년 한국시리즈 4차전서 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서 내려오는 노경은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후 2015년, 김 감독 체제서 절치부심했다. 그러나 캠프 도중 부상 악령이 노경은을 덮쳤다. 그럼에도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예상보다 이른 4월말 구원투수로 복귀했다. 그럼에도 47경기 1승4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47이라는 썩 만족스럽진 못한 성적을 남겼다. 모친의 병환과 별세라는 아픈 사정까지 겹치면서 여러모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년간 보여준 모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아직 노경은에 대해 두산 내부에서 걸고 있는 신뢰는 상당한 수준이다. 실제로 노경은의 마음고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김 감독은 지난해 노경은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줬다. 기용에 대한 비난이 빗발칠 때도 심리적인 안정만 찾는다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보냈다. 이제 그 기대감을 바탕으로 선발 복귀라는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노경은의 지난해 불펜 전환은 구원진이 붕괴된 팀 사정과 부상 등으로 선발 복귀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개인사정이 겹쳐진 결정으로 임시적인 성격이 짙었다. 노경은 또한 필승조의 역할을 낯설어 하는 모습도 보였다. 많은 전문가들 또한 노경은의 투구 스타일이 선발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특히 무엇보다 노경은이 2012년 혹은 2013년의 모습을 대부분 되찾는다는 전제의 ‘선발 재전환 카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어떤 선발진도 비교 되지 않은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기 때문.
아직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노경은이 다가올 2016시즌 두산 마운드에 중요한 키를 또 한 번 쥐게 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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