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요동치는 증시속 메자닌펀드 `눈길`
입력 2016-01-08 16:05  | 수정 2016-01-08 19:57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북한 핵실험 등 잇단 악재로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국내 기관과 개인 큰손들이 틈새상품인 '메자닌(Mezzanine)'을 주목하고 있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해 시장이 불확실하거나 조정을 받을 땐 채권으로 유지하다 상승 국면에서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발행받아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국내 공사모 메자닌 펀드로 지난 3개월간 655억원, 지난 한 달간 153억원의 투자 자금이 몰려들었다. 지난 10년간 메자닌 펀드 시장은 KTB자산운용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메자닌 투자시장에 진출하는 금융투자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2005년 국내 최초 메자닌 펀드를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연간 수익률이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창행 KTB자산운용 이사는 "10년간 출시된 전체 펀드 평균 수익률이 12.5%, 최저 수익률은 5% 이상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KT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운용 인력을 충원하고 새로운 메자닌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KTB자산운용에서 메자닌 펀드를 운용하던 선형렬 대표가 독립해 신규 설립한 국내 최초 메자닌 전문 자문사 '에이원투자자문'은 다음달 중순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제휴해 '시즌3 메자닌 사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과 8월 출시한 시즌1과 시즌2 메자닌 사모펀드는 거액 자산가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각각 1030억원, 730억원이 몰린 바 있다.

대우증권 출신 투자금융(IB) 전문가인 박지훈 히스토리투자자문 대표도 17년 경력을 앞세워 메자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문사를 설립했고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일임형으로 메자닌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100세 시대 월적립식·월지급식 펀드(투자일임)'는 지난해 7월부터 허용된 공모 발행 분리형BW에 투자한다. 분리형BW 특성상 회사채와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각각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헤지펀드들도 메자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라임자산운용과 그로쓰힐자산운용은 멀티스트래티지(Multi-Strategy) 전략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주식 롱숏을 30~40% 선, 그로쓰힐자산운용은 50% 이상 활용하고 나머지는 CB, BW 등 메자닌증권과 공모주,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19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시장이 조정을 겪고 있는 지금이 메자닌에 투자할 적기라고 조언했다.
김향수 에이원투자자문 이사는 "주가 하락기에 발행되는 CB나 BW 조건이 상대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편"이라며 "요즘 같은 시기에 메자닌 투자를 늘려두면 향후 주가 반등 시에 주식 전환이나 신주 인수를 통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메자닌(Mezzanine) : 본래 이탈리아어로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말한다. 투자 용어로서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일컫는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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