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국 도피 `2500억원대 다단계 주식사기` 피의자 송환
입력 2016-01-08 15:31 

7년 전 ‘IT벤처 신화에서 희대의 주가조작 사기로 전락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노드시스템 사건의 주범 이 모씨(45)가 중국에서 붙잡혀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씨는 주식 사기로 1만여명에게 2500억원을 가로챈 후 2009년 중국으로 도피했다.
8일 경찰청은 허위 정보로 주가를 조작하고 미등기 주식을 유통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이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노드시스템 대표를 지내면서 매출을 허위로 부풀리고, 확인이 어려운 해외 대형 계약내용을 허위 공시·언론보도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미등기 주식 5억주를 유통해 도합 250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다.
지난 2000년 설립돼 디지털 셋톱박스를 생산하던 노드시스템은 러시아 휴대폰 수출 계약과 러시아 와이브로 사업 독점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7년 10월 노드 시스템은 러시아 NBK그룹과 3년간 ‘금장 휴대폰 1500만대를 대당 100만~150만원에 독점 수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같은해 12월에는 언론사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지역 내 와이브로 사업의 독점 사업권을 승인 받아 10년 간 20조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에 힘입어 당시 5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20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노드시스템이 사실상 유령회사라는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노드시스템이 대대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으며,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은 용처마저 파악하기 어려웠다. 특히 이씨는 주식 브로커와 공모해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허위주식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전모가 밝혀지면서 이씨는 2009년 중국으로 밀항해 몸을 숨겼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가명을 쓰면서 북경 왕징 일대에 은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21일 왕징 일대에서 이씨를 목격했다는 교민 제보를 접수해 중국 공안과 공조 수사를 벌였고, 이튿날인 22일 북경 외곽 통주 구에서 그를 붙잡았다.
경찰은 2013년 제10차 한중 경찰협력회의 이후 중국 공안과 주요 도피사범 명단을 교환하고 상호 공동 추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 10명 규모였던 명단은 2014년 기준 30명으로 확대됐으며, 이씨의 이름도 해당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강제 송환은 중국 공안과의 적극적인 공조 수사의 성과”라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중국 도피사범을 검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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