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미디어·사진…’ 새 실험에 빠졌던 젊은 작가 회화로 돌아오다
입력 2016-01-08 15:29 

미디어와 사진 등 새로운 매체 실험과 개념 미술이 너무 과했던 것일까. 요즘 대학을 갓 졸업한 20·30대 작가들이 회화로 복귀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8일 개막한 ‘2016 금호영아티스트전에선 이런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선정된 4명의 작가 중 회화를 선보인 작가가 무려 3명이다. 회화가 압도적이었던 것은 근래 처음 있는 일이다. 2004년 시작돼 매년 열리는 금호영아티스트 프로그램은 올해 제14회 공모전까지 총 61명의 신진작가를 배출했다. 대한민국 대표 신인 작가 등용문인 셈이다.
이번에 선정된 작가들은 박광수(32·드로잉), 장재민(32·회화), 조재영(37·설치), 최수인(29·회화)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전시장 1층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최수인은 요즘 대학가에서는 차가운 미디어아트나 개념예술보다는 보다 인간의 따뜻한 감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회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그 역시 무의식적인 내면의 풍경을 ‘그것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감상적인 타이틀 아래 캔버스 위에 풀어내고 있다. 심리적 갈등과 감정의 스펙트럼을 화폭에 때론 격정적으로, 때론 무디게 표현한다.
2층에서 흑백의 드로잉을 선보이는 박광수 역시 ‘좀더 어두운 숲이라는 제목이 보여주듯 무의식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다. 작가는 종이 위에 볼펜을 끄적거리는 그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실제로 밤에 산책도 해보고, 여행에서 느꼈던 기억들을 재구성해 드로잉을 한다”고 말했다. 빼곡한 나무들로 구성된 숲은 꿈과 현실의 경계이며 이성의 영역 이전 무의식이 자리잡은 공간이라는 평이다. 작가는 검은색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흑백의 굵고 짧은 선과 면을 교차시키며 내면의 독특한 풍경을 그려냈다.
마치 스틸사진 같은 독특한 구도를 사용한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장재민의 작업은 3층에 걸려 있다. ‘비린 곳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펼쳐보이는 그는 낚시터라는 고립된 공간 풍경을 낯설게 표현한다. 4명 중 유일하게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조재영은 ‘돈 노(Dont know)라는 제목의 전시를 통해 ‘안다 또는 ‘알고 있다라는 확신에 의문을 제기하는 설치 작업 6점을 소개한다. 김윤옥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는 선정된 세명의 회화 작가들은 풍경이라는 주제를 작가 개인의 심리와 연관시켜 놀랍도록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며 미디어와 사진 분야에서 훨씬 주목받는 작가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회화 쪽에서 성과를 보이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전시는 2월 14일까지. (02)720-5114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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