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반도, 다시 예측 불가…北, 확성기에 ‘준전시상태’ 맞불 가능성
입력 2016-01-08 14:56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틀만인 8일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면서 가뜩이나 메마른 휴전선 일대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북측이 확성기 방송 재개를 남측에 의한 8·25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해 지난 8월처럼 ‘준전시상태를 선포해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북한 핵실험→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北준전시상태 선포→한반도 긴장격화의 악순환이 불과 5개월만에 되풀이되는 셈이다. 만일 북한군부가 ‘충성경쟁을 위해 무리하게 남측 확성기에 대한 조준타격 등의 무리수를 둔다면 비무장지대(DMZ)에서 국지적 충돌이 일어나 남북 간 긴장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8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는) 또다시 준전시 상태로 되돌아감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지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는 4월 중·하순까지는 긴장해소를 위한 뚜렷한 기회도 없다. 객관적 상황도 지난해 8월보다 악화됐다.

다음 달 하순 이후부터는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독수리(FE) 훈련이 시작된다. 이미 한·미 국방장관은 북한 핵실험 다음날인 7일 공동발표문을 통해 북측에 대한 ‘한·미동맹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공언했다. 미군이 괌과 일본 오키나와 등 태평양에 주둔하고 있는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잠수함을 한반도 근처로 전진배치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지난해 8월에는 양측이 문제해결 의지를 가지고 판문점에서 ‘무박4일 줄다리기 끝에 국면을 전환하는 합의를 내놨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 고위급 긴급접촉의 한 축이었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가 사망해 뚜렷한 대남 타협의 주체도 마땅찮다.
북한이 통상 핵실험과 연계해 진행했던 장거리로켓 발사 카드를 재차 꺼내들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수도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핵실험에 앞서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그같은 절차가 없었다. 다만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기실험만을 해왔다.
다만 북한이 오는 5월 치러질 35년만의 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대남·대외적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상당하다. 6일 핵실험 이후 자신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남측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문제삼아 ‘대응타격을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대북결의가 나오고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일단락되는 4월 중순 이후 전향적 유화공세를 통해 국면전환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북이 공동 운영중인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커졌다. 정부는 과거 3차 핵실험 당시이던 지난 2013년 2월에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개성공단은 대북제재 수단이 아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도 개성공단에 대한 언급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8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나 철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상황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정 대변인은 지금 (개성공단) 폐쇄나 철수, 이런 것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