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비관론과의 전쟁 시작한 한국증시
입력 2016-01-08 14:55 

중국발 위기에 코스피 1900선이 장중 붕괴되자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증권가에서도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최악의 경우 17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8일 코스피는 장중 한 때 1883.82까지 미끄러지며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이에 낙관론이 지배하던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도 지난해 말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KDB대우증권은 중국 증시 급락에 이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계기업 연쇄부도가 겹칠 경우 코스피가 170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차적 지지선은 1885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1800선마저 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8월에도 두 차례에 걸친 중국 금융당국의 위안화 절하가 기폭제가 되어 코스피가 1800선으로 추락했다”면서 올해는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 중 코스피가 1700선까지 내려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처럼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고 유로화·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해지면서 약한 통화를 빌려 투자하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될 것을 염려했다. 위험자산인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면 한국 증시까지 함께 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외 다른 증권사들도 코스피 ‘바닥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서둘러 내놓았다. 1900선 붕괴는 국내 모든 증권사들의 1월 코스피 밴드 전망이 빗나갔다는 뜻이다. 1월 전망을 가장 보수적으로 잡았던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가 1900~2030 구간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점친 바 있다.
이달 코스피를 가장 좋게 전망했던 삼성증권은 지수 하한선을 1950에서 1990으로 낮췄다가 이마저 깨지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신흥국 전체의 위기로 치닫지 않는 이상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인 1700선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수가 장부가치 0.9배에 해당하는 1900선을 큰 폭으로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내비쳤다.
대신증권은 1월 코스피 밴드 하단을 1930에서 1880으로 낮췄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중국발 쇼크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코스피 전망을 수정했다”면서 그러나 코스피가 예상보다 빨리 조정받은 만큼 대형주 4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불확실성이 걷히면 반등 시기도 당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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