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확성기 다시 ON…북녘을 때리는 ‘여자친구’·‘에이핑크’·‘아이유’
입력 2016-01-08 14:49 
8일 낮 12시부터 다시 시작된 대북 확성기 방송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8일 낮 12시부터 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다시 시작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에 재개된 대북 방송은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남한의 실상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한국에서 발생한 뉴스, 남한의 발전상, 북한의 실상 등을 담은 내용을 내보낸다”며 남북 동질성 회복 및 북한 체제 비판도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한의 실상을 전달하며 흥미 유발을 위해 최신곡을 틀기도 한다”며 K POP 걸 그룹인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에이 핑크의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도 방송에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애란의 ‘백세인생도 방송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 해 8월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가수 ‘아이유와 ‘빅뱅의 노래가 담겨있었다고 군은 공개한 바 있다.
김정은 체제 비판에 대해서는 북한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주민 생활을 더욱 궁핍하게 하는 정권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한 탄압 등을 언급하면서 4차 핵실험을 했던 상황이 포함된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핵개발을 함으로써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을 방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포함했고, 방송 내용에 따라서는 김정은을 비판하는 내용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FM 방송인 ‘자유의소리를 송출하는 것으로, 군은 전방 각 부대별로 설치된 방송 시설별로 하루 2∼6시간 방송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경우 야간에는 약 24km, 주간에는 10여km 떨어진 곳까지 음향을 송출할 수 있다. 군은 고성능의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작년 8월 대북 확성기 시설의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된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의 대북 확성기는 당장 가동하지 않을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오늘 교동도의 대북 확성기는 틀지 않을 것”이라며 이동식 확성기를 활용해 방송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방송 재개와 더불어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한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의 관계자는 이날 최전방 10여 곳에서 일제히 확성기 방송이 시작된 만큼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한 만반의 감시·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향 송출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북 확성기 주변에 은·엄폐 시설을 구축한 상태”라며 장병 안전을 위한 조치도 다 했다”고 설명했다. 확성기 앞에는 전방을 감시하는 카메라도 설치돼 있고 북한이 공격할 것에 대비해 운용하는 인력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비해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도 5단계에서 4단계로 높였다.
북한군은 핵실험 이후 대남 감시를 강화하고 최전방 일부 포병부대의 화력과 병력을 증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전방지역에 대해 대남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일부 부대의 인력 배치도 늘렸고, 핵실험과 맞물려 내부 근무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군은 이날 오전 주민대피소 시설을 점검하고 주민들에게 상황이 긴박해지면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접경지역의 안보관광지 운영이 전면 중단되고 전방부대 장병의 외출·외박이 중단됐다. 안보 관광은 잠정 중단됐지만, 개성공단 종사자들의 입·출경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파주시는 이날 0시부터 군부대의 요청에 따라 관광객의 안전을 우려해 당분간 제3땅굴과 도라산 전망대 등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지역 안보관광을 중단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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