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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충돌 방지 규정, ‘진통’ 거쳐 ‘변화’ 꿈꾼다
입력 2016-01-08 06:02 
2016시즌 시범경기부터 적용되는 홈충돌 방지규정이 신설됐다. 제재 기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힘들다는 현장의 우려가 크지만, 전훈캠프에서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KBO 심판원들은 이 규정의 객관적인 가이드라인 제시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짜릿한 승부의 현장이어야 할 홈플레이트를 아찔한 사고의 현장으로 돌변시키곤 했던 홈 충돌이 공식 퇴출 대상이 됐다.
KBO는 야구규칙에 ‘홈플레이트에서의 충돌에 관한 조항(7.13)을 신설, 7일 올해 시범경기에서부터의 시행을 발표했다.
주문은 명확하다. 주자는 포수를 향해 돌진하지 말아야 하고, 포수는 태그를 위한 연결동작이 아닌 움직임으로 주자를 막아서지 말아야 한다. 전자의 경우 주자는 원래의 베이스로 되돌려지고, 후자의 경우 주자는 세이프 판정을 받아 득점이 인정된다.
이 규정이 a, b 두개의 항과 꼼꼼한 각주로 풀이됐고, 막상 콜이 적용되면 격렬한 항의와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현장이 한목소리인 이유는 ‘충돌을 목적으로 행한 플레이의 기준이 똑 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야구인들이 이 룰의 당위성에 동의하면서도 연착륙에는 적지 않은 진통을 각오하고 있다.
포수 출신인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규정 신설을 반겼지만, 어디부터 규정 위반이고 어디까지가 허용 범위인지 그 동작의 차이는 상당히 미세하고 찰나적일 것”이라면서 규정이 적용되면 억울해 하는 포수들이 많을 수 있다”며 초기의 혼란을 예상했다. 규정 위반 동작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SK 박경완 배터리코치 역시 ‘기준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준으로 모두가 공감할 만한 동작 혹은 (신체의) 위치가 제시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박코치는 이 규정이 엄격하고 세밀하게 판정되기보다 유연하고 신중하게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접전 상황에서까지 송구와 발 위치 선후를 면밀하게 따지면서 포수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제한하면 (포수는) 클로스 타이밍의 승부처에서 아웃 판정을 받아내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하소연이다. 특히 포수들의 적극적인 블로킹에 제동이 걸리면서 홈 승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늘어나고 포수들의 승부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박코치는 새 규정이 필요하게 된 배경에 대한 이해와 반성이 중요하다. 승부가 될 만한 타이밍이 아닌데도 습관적으로 홈을 막아서면서 위험을 초래한 일부 포수들이 있었다. 힘들어도 인식과 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며 선수들의 변화를 소망했다.
워낙 찰나에 대한 판정이다. 막상 규정이 적용됐을 때, 어느 정도의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애매한 장면일수록 각 팀 포수들과 벤치는 보이지 않는 ‘의도에 대한 심판이 아닌 위험한 ‘행동에 대한 제재로 판정을 받아들여야 논쟁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주자를) 막아서려는 뜻이 없었다”는 항변보다 위험하지 않은 동작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의미가 있다.
이 규정은 결국 투수-타자의 스피드업 규정과 마찬가지로 ‘사문화되는 게 최고의 성공이다. 승부를 좌우하는 민감한 장소인 홈플레이트에서 실제 제재가 쏟아지는 장면은 최대한 피하고, 규정의 존재가 선수들의 플레이 개선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이상적이다.
KBO는 7.13조 b항의 주에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주자와 불필요한 강제 접촉(예를 들어, 무릎·정강이 보호대, 팔꿈치, 전완 등을 이용하여 시도하는 접촉)을 상습적으로 하는 포수는 총재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표현을 넣었다.
더 안전하고 박진감 있는 야구를 위한 ‘습관. 홈충돌 방지 규정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변화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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