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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임시완의 `오빠생각`, 울려퍼지는 희망…복병은 아이들
입력 2016-01-07 18: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노래가 전하는 힘은 언제나 강하다. 맑고 고운 아이들의 화음은 전쟁의 상흔마저 없애는 것 같다.
영화 '오빠생각'은 과하게 눈물을 쥐어짜는 인상이 역력하지만 나름대로 영리한 선택을 했다. 아이들의 노래는 '과한 신파'라는 생각도 스르르 녹인다. 서른 명의 아이들이 부르는 '고향의 봄'과 '즐거운 나의 집', 나물 캐는 처녀', '목장길 따라' 등의 가삿말이 심금을 울린다.
한국전쟁 당시 실존한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영화는 동족상잔의 비극의 상황 속,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합창단이 돼 기적과 희망을 노래하는 내용을 담았다.
임시완이 전쟁의 아픈 상처를 지녔지만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한상렬 소위를 맡아 극을 이끈다. 고아성은 임시완과 함께 아이들을 다독이는 밝고 다정한 선생님 박주미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희망과 기적을 이야기하지만 희망만 가득할 수 없다. 이들의 대척점은 배우 이희준이다. 전쟁으로 변해버린 빈민촌 대장 갈고리 역할을 맡아,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착취하는 우악스러운 인물을 담당했다.
'오빠생각'은 임시완의 첫 주연작으로 관심을 끈다. 주연의 부담감을 떨치고 꽤 멋진 연기를 펼친다. 동료와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와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을 지키고 싶은 측은지심,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올곧은 인물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다. 임시완은 피아노 연주와 지휘 경험이 없는데도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 공을 들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보다 두 아역 배우의 연기가 유독 돋보인다. 세 명의 성인 연기자보다 인지도는 떨어지겠지만 아역 이레와 정준원이 예상치 못한 연기력을 폭발시킨다.
서로를 위해주고 챙기는 남매는 성인 연기자들을 충분히 압도한다. 비중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영화 제목조차 남매와 관련한 이유에 수긍이 간다.
성인 배우들의 비중이 작어 보여 아쉬워하는 관객도 있겠지만 감독은 아이들의 역할을 줄이거나 성인 연기자들의 비중을 늘리려 애쓰지 않은 듯하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연출한 이한 감독은 이번에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그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중반 이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끄는 눈물샘 자극이 과하다. 아역배우들의 연기에 관객이 호응할 지가 변수다. 유쾌하거나 기분 좋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점도 관객이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124분. 12세 이상 관람가. 21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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