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시아 블랙먼데이…원화값 이달 중순 1200원선 전망까지
입력 2016-01-04 17:32  | 수정 2016-01-04 17:35

‘중동에다 중국까지,엎친데 덮친 격이다
새해 첫 증시 거래일부터 아시아 증시가 악재에 뒤덮히며 가파르게 하락했다.
4일 중국 증시에서는 투매가 일어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위험 경고가 퍼져나갔다. 닛케이지수는 3% 대 급락했고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2%대 하락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전부터 내리막길을 걷다가 오후 들어 7% 가까이 폭락하자 오후 1시34분(현지시간)부터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결국 3300선을 내주며 전날보다 242포인트(6.8%) 떨어진 3296에 마감했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은 중동 정정불안과 중국 거시경제 부진이 겹친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거시경제지표가 나올때마다 중국 경제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좋으면 급등하다가도 조금만 나빠져도 급락장이 연출된다. 그만큼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제조업 생산이 불안하다는 의미다.
이날 발표된 중국 12월 PMI는 48.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8.9를 크게 밑돌았다. 전월(48.6)보다 낮아지면서 제조업경기가 계속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달부터 철강업종 감산과 감원이 잇따르고 조선업에서도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등 중국 제조업 경기는 새해에도 전망이 비관적이다.
이날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가 폭락장을 기록하고 급기야 거래가 전면 중단된 데는 물량부담에 따른 투매심리도 작용했다. 두 증시에서 매도금지가 풀리는 대주주지분은 8일부터 이달 말까지 1조1000억위안(약 200조원)에 달한다. 대주주 매도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앞다퉈 처분한 것이다.
중동과 중국의 불안에 기댄 한국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하락장을 연출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7% 하락했고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닥도 0.67% 하락 마감했다. 통상 연초에 등장하는 ‘1월 효과나 ‘코스닥 장세 등의 용어도 사라졌다. 연말 보너스 자금이 신년 증시에 몰리는 1월 효과는 물론이고 대형주에서 빠져나간 돈이 중소형주로 몰리는 코스닥 장세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돼 버렸다.
지난해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기관 자금이 빠져나간데다 유가·환율 불안에 외국인 매도세까지 더해지면서 수급이 악화됐다. 이 날 기관은 3465억원을 순매도해 지난 6월 4일(-3598억원) 이래로 가장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하락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호재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악재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는 특히 연말 배당 때문에 들어왔던 기관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수급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원화값은 하루만에 15원이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거래일보다 15.2원 떨어진 118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약 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이런 속도라면 원화값이 1200원선까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경팔 하나선물 연구원은 위안화와 국제유가가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원화값은 1190원선에서 저항이 있겠지만 이달 중순경 12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한예경 기자 / 배미정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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