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쁨은 잠시, 슬픔에 젖은 기약없는 이별
입력 2007-10-19 22:50  | 수정 2007-10-19 22:50
제16차 이산가족 상봉.
기다림에 비해 너무나 짧았던 만남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남과 북의 가족들은 그저 울음만이 나올 뿐입니다.
이상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6.25 전쟁으로 헤어진 남편과 아내, 그리고 당시 한 살이었던 딸이 손을 꼭 붙잡고 나란히 앉았습니다.


마음으로 한시도 잊은 적이 없지만 오랜 헤어짐에 어색한 부부, 딸이 난생 처음 본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가섭니다.

인터뷰 : 민란식 / (58) 남측
"좀 포옹을, 제가 한번 해볼께요. 이렇게 해야지. 엄마도 이렇게 하셔야죠."

하지만 이내 눈물이 터집니다.

전쟁터에서 민영기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57년 동안 단 둘이 살아온 모녀의 마음에도 눈물이 흐릅니다.

인터뷰 : 민영기 / (83세) 북측
"울지마라우. 울지말고 하자우. 웃으면서 하자. 또 만날 수 있잖아."

울음을 참고 그저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남매들은 만나자 마자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안부만 되묻습니다.

인터뷰 : 김순정 / (75세) 북측
"동생은 몸이 좋아서 마음이 좋아. 걱정스러운 마음 안고 가.

인터뷰 : 김순기 / (68세) 남측
-"걱정하지 마세요. 누님은 걱정하지 마세요. 누님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인터뷰 : 김순정 / (75세) 북측
-"이게 아파서 걱정이지... 나 걱정 안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랐던 피붙이를, 기약 없이 보내는 슬픔은 꼭 안아도 아무리 불러도 가시지를 않습니다.

현장음
-"여기, 여기, 여기"

현장음
-"꼭 다시 만나자. 꼭꼭 다시 만나자."

통일이 되어 다시 만나겠다는 남과 북의 가족들.

하지만 가족을 떠나 보내며 흔드는 손은 안타깝기만 하고, 이별 뒤에는 그 슬픔보다 깊은 그리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