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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후 첫 대면, 대한항공-최석기가 먼저 웃다
입력 2015-12-31 21:30  | 수정 2015-12-31 22:20
친정팀과 첫 대면을한 최석기의 맹활약은 대한항공을 기쁘게 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김근한 기자]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은 지난 23일 깜짝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국전력은 센터 최석기와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넘겨줬다. 대한항공은 세터 강민웅과 센터 전진용을 보냈다. 그 이후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각자 이를 악물고 친정팀을 상대했다. 결국 먼저 웃은 자는 최석기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3-2(22-25 25-23 25-21 22-25 15-8)로 승리했다. 6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은 시즌 14승 6패(승점 41)로 선두 OK저축은행(승점 47)을 추격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한국전력은 시즌 8승 12패(승점 25)로 5위에 머물렀다.
1세트 한국전력은 초반부터 좋은 컨디션을 자랑한 스토크의 연속 득점으로 세트 중반까지 리드를 잡았다. 대한항공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모로즈와 정지석이 끈질긴 공격을 선보이면서 21-22로 턱밑까지 추격한 것.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정지석의 서브 범실이 결정타였다. 이후 한국전력은 스토크의 연속 득점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들어 전광인과 서재덕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날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한 스토크도 활약을 이어갔다. 한국전력은 삼각편대의 힘으로 세트 중후반까지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끝내 승부는 뒤집혔다. 모로즈의 포효가 세트 막판 펼쳐졌다. 모로즈는 23-23에서 백어택 득점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짜릿한 서브 에이스로 마무리했다.
3세트에서는 맞트레이드로 온 최석기가 알토란같은 4득점 2블로킹으로 대한항공에 힘을 보탰다. 모로즈와 김학민이 꾸준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3세트 내내 리드를 놓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24-21 매치 포인트에서 김학민의 호쾌한 백어택 득점으로 한 발짝 앞서갔다.
이날 양 팀의 맞대결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스토크와 전광인이 맹활약한 덕분에 4세트를 가져와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대한항공이 5세트 초반 흐름을 가져가면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최석기의 속공 득점을 시작으로 모로즈의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10-5까지 달아났다. 이후 점수 차를 점점 벌린 대한항공은 모로즈의 연속 득점으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모로즈가 31득점 공격성공률 54.34% 4블로킹 2서브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김학민(14득점)과 정지석(13득점)도 그 뒤를 든든히 받쳤다. 무엇보다 최석기가 7득점 3블로킹으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반면 한국전력은 스토크가 31득점 2블로킹을 기록했으나 승리에 실패했다.
최석기는 경기 후 8년이나 한국전력에 있다가 원정팀으로 수원에 오니 조금은 어색하다. 그래도 경기 할 때는 이겨야한다는 생각에 몰입해 별다른 점은 없었다. 팀 생활은 적응했는데 운동 방식은 아직 그렇다. 옮긴 지 얼마 안 돼서 한선수와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그래도 동료들이 다 잘하니깐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부담감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우승을 바라보는 팀에서 자신을 필요로 했기 때문. 최석기는 무릎 상태가 경기력에 지장 줄 정도는 아니다.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이제 문제는 아닌 듯 싶다. 감독님이 이적하고 바로 기회를 주시니 감사하다. 근데 솔직히 부담도 된다. 저를 필요로 한다고 했을 때 놀랬다. 대한항공에서 원하는 역할 못했을 때 오는 부담감이 크다. 그래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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