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15 허리띠 졸라맨 소비...편의점 도시락·대중교통에 돈 많이 썼네
입력 2015-12-31 15:45 

올해 국민들은 편의점 이용과 가구 구입,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지출을 크게 늘린 반면, 주유와 도서 구입에는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 가정 중시, 불황에 따른 생활비 절감 등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3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의 올해 1~3분기 전체 신용카드 결제액은 약 282조원으로 전년 동기(269조원) 대비 4.8% 늘어났다.
카드 결제액이 제일 많이 증가한 곳은 편의점이었다. 편의점에서 결제된 신용카드 금액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38.4% 증가한 약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유통업체 전체 증가율 평균치(8.5%)의 5배에 가까운 수치다. 편의점 소비 증가의 배경으로는 단연 담뱃값 인상을 꼽는다.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예상보다 덜 감소했기 때문에 편의점 매출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도시락, 특색라면 등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솔로용 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도 매출 증가의 또 다른 이유”라고 밝혀 세태 변화를 실감케 했다.
가구 매출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구점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금액은 1조2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8% 증가했다. 특히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의 국내시장 진출 이후 가구시장이 급속도로 브랜드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케아 1호점이 입점한 광명이 속한 경기도는 신용카드를 통한 가구 구입금액이 4985억원으로 불과 1년 전보다 67.8%가 늘었다. 한샘 관계자는 가구시장이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면서 가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주택거래가 급증하면서 이사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가구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비는 올해 서울, 부산, 인천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 때문에 카드 결제액이 크게 늘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올해 6월 3년 만에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각각 200원, 150원 늘린 바 있다. 불과 1년 새 22%나 증가해 4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비해 올해 유가 하락 덕택에 휘발유와 경유 등 주유 비용은 크게 줄었다. 올해 1~3분기 주유소에서 결제된 신용카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한 20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중고차 구입도 급감했다. 정부가 신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한 결과라는게 중고차 업계의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중고차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액은 2014년 1~3분기(1570억원)보다 6.2% 감소한 147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들이 카드로 국산 신차를 구입하는데는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11조4000억원을 지불해 희비가 엇갈렸다.
도서 시장도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들이 서점에서 쓴 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한 1조2960억원을 기록해 도서정가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최근 경기불황을 반영하듯 국민들이 유흥업소와 사치업소에서 지불한 카드 금액은 2조35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이외에도 슈퍼마켓(12조8000억원), 면세점(11조3000억원) 등이 1년 전이 비해 각각 12.3%, 10.4% 증가하며 약진했다. 반면 백화점은 같은 기간 0.8% 증가한 9조9000억원에 그쳤다.
사용처별로는 지난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은 음식점(31조6000억원)이었다. 이어 홈쇼핑(29조8000억원), 주유소(20조100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의식주에 쓴 카드 지출액이 152조원으로 전체 사용액의 절반(54%)을 넘었다. 반면 여행, 영화관람 등 문화생활에 쓴 카드 금액은 전체 금액의 18%에 그쳐 불황의 여파를 짐작케 했다.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